한국 출시 앞둔 '우버이츠', 당면 과제는

운전자 신원 검증·법적 문제 해결해야

인터넷입력 :2017/04/19 17:56

우버가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올해 하반기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우버이츠는 현재 해외 시장에서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운전기사로 등록한 개인이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듯이, 배달원으로 등록한 개인이 인근 지역의 음식 배달을 수행하고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우버이츠가 국내 시장에 똑같은 방식을 적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신원이 검증되지 않은 배달원이 범죄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버와 비슷한 체계 갖출 가능성 높아

우버이츠

우버코리아는 지난 11일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한국에서 출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우버코리아는 우버이츠의 경우 국내법상 서비스 가능 여부를 사전에 검토했다고 밝혔다. 우버의 핵심인 차량 공유 서비스는 국내에서 운수사업법 규제에 막혀 서비스를 중단하고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인 우버블랙만 운영 중인 상황이다.

다만 우버가 해외에서 운전자가 승객 동의 없이 차량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해 녹화하는 등의 다사다난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듯이, 우버이츠도 불특정한 개인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이용자 피해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

우버이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준비 단계여서 전반적인 서비스 운영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배달원으로 등록한 분들에 대한 신원 확인과 안전성 문제에 대해 국내 시장의 내규에 맞춰 준비중"이라고 답했다.

우버이츠는 한국에서 현재 배달원 모집 시 만 18세 이상에 운전 면허 유무, 이륜차 보험 가입자, 대한민국에서의 경제활동 가능 여부를 운전 자격으로 안내하고 있다.

우버도 비슷한 자격을 요구한다. 최저 연령 충족, 운전 면허, 거주 등록증 등의 조건과 교육 이수, 그리고 운행 중인 운전자의 사진을 실시간으로 찍어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장치 등의 추가 신원확인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우버이츠도 비슷한 방향으로 배달원 관련 정책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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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브레드. 주문 접수를 받으면 그때부터 각 빵집에서 효모를 숙성시키고 반죽해 구운 뒤 신선 배달 차량을 이용해 이용자의 집으로 배송한다.
외식배달 전용 앱 '배민라이더스'.

■배달업계 "안전성 취약점은 있어...시장 진출 후 살펴봐야"

대중의 참여를 기업활동에 활용하는 '크라우드소싱'을 접목시킨 우버이츠에 대해 음식 배달업계에서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자사 정직원 또는 배달대행업체 정직원으로 배달원을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배달원의 신원도 확보하고, 요식업 종사자에게 필수인 보건증 소지 여부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GPS로 이동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어떤 배달원이 어떤 주문을 받았고, 현재 수행하고 있는 주문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일정 시간 내로 음식 배달을 하는 게 자사 원칙인데, 우버이츠처럼 개인이 배달원으로 등록해 주문배달을 하는 시스템의 경우 신속한 서비스가 이뤄질지도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우버 시스템에 따르는 필연적인 취약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우버이츠도 배달원 후기나 교육 평가를 통한 배달원 권한 부여 등 국내 시장에 맞게 나름대로 서비스가 좋지 않은 개인에 대해 배달을 금지하는 시스템을 갖추긴 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계획적인 범죄를 저지르는데 우버이츠를 이용하려 한다면 시스템 성격상 기존 주문배달서비스보다 취약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국내 주문배달 서비스업체 중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경우도 어느 정도 해당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우버이츠가 한국에서 성공적인 사업모델로 자리잡을 경우 우버가 그랬듯 주문배달업계의 경제 질서의 효율을 제고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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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우버가 전세계 경제 질서를 뒤바꾼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며 "우버이츠의 경쟁력은 한 번도 한국 시장에서 시도되지 않은 방식이라 시장 진입 이후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우선 우버처럼 규제 때문에 서비스에 난항을 겪는 상황을 피해야 하고, 배달원에 대한 법적 근로자 지위도 논란 없이 해결하는 게 서비스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주문배달 서비스 업체들은 장기근무자가 흔치 않은 배달원 특성상 안정적인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정부 규제에 손발이 묶이는 일 없이 좋은 모델로 자리잡는다면 동종업체들도 같은 모델 도입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