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 바람직한 요금정책 해법은

"아날로그식 사고 탈피…데이터 중심 분류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7/04/07 15:25    수정: 2017/04/07 15:28

‘33조6천295억원.’

지난 5년간 이동통신3사가 투자한 총 금액이다. 매년 평균 6조7천259억원 가량 투자한 셈이다.

통신장비와 ICT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비해 투자비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이통 3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설비투자에만 5조5천688억원을 쏟아부었다. 4G LTE 서비스가 본격화된 2012년에는 8조2천482억원을 투자비로 집행했다.

특히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시범서비스, 2019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쏟아 붓고 있는 상태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4.026기가바이트(GB), 4G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5.371GB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말 938MB, 1.836GB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4.29배, 2.92배 증가한 수치다.

■ 이통 3사, 5년간 데이터 사용량 3~4배↑ 수익↓

이 같은 데이터 사용량 폭증으로 인해 이통 3사는 네트워크 고도화에 매년 수조원의 투자비를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스마트폰 도입 이후 매출은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이통 3사의 매출이 첫 동반 하락키도 했다.

실제, 이통 3사의 매출은 2013년 42조2천478억원을 정점으로 이듬해 41조4천482억원, 2015년 40조2천798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3년 만에 40조8천142억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2005년 약 20%에 달했던 이통 3사의 영업이익률 역시 KT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던 2014년에는 5%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2년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8~9%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정부의 인프라 고도화 정책과 소비들의 요구에 맞춰 이동통신에서는 3G→4G→5G로, 유선에서는 기가인터넷 확산에 나서고 있지만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사업에서 뚜렷한 수익모델 발굴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와 정치권에서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통신비를 관리하고 이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다보니 요금인상 등 수익 확대가 녹록치 않은 이유도 있다.

실제, 이통 3사는 2013년부터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 증가, 소비자들의 약정과 위약금 부담 등에 맞춰 데이터 무제한, 무약정 요금제, 음성과 문자이용에 제한이 없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등을 내놨다.

여기에 선거철마다 기본료 인하, 가입비 폐지 등 정치권의 요구로 울며 겨자 먹기로 소비자혜택도 크지 않은 강제적인 통신비 인하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탓도 한 몫 했다.

■ 데이터 시대 맞는 가계통신비 분류체계 필요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인위적 요금인하로 인한 악순환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이통사들로 하여금 네트워크 고도화와 자율적 요금경쟁을 유도해 ICT 산업의 선순환적 발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월말 하나금융투자증권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통 3사의 5G 총 시설투자 규모는 4G LTE의 1.5~2배로 예상하면서, 대대적인 시설투자가 이뤄질 경우 비용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포퓰리즘에 가까운 요금인하 요구가 쏟아질 경우 이통사들이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인프라인 5G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 유렵연합(EU)에서는 2008년경 통신사를 대상으로 각종 규제책을 쏟아 내면서 매년 투자비가 2%씩 감소해 4G 시대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4G LTE 전국망이 구축된 2013년에 유럽의 커버리지는 48.8%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1년 통신비에서 기본료가 1천원 인하됐지만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했고 현실성 없는 요금인하 정책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며 “또 다시 규제의 패러다임이 요금인하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자율주행차, 드론, AI 등의 기반 인프라로 사용될 5G 시대가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6년부터 향후 2015년까지 통신에 대한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1천500조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전 세계 곳곳에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제4차 산업혁명과 5G가 새로운 경제 성장을 이끌 기폭제로 평가하면서 투자 확대 유도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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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FCC의 새로운 비전은 5G 미래 실현에 필요한 거대한 투자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5G 투자를 최대한 빨리 진행시켜 경제성장을 이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시대 맞는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새로운 가계통신비의 개념과 분류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통신비 관점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편익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