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AI 전문인력 채용 어려움 없어"

AI데이 참석한 토루 니시카와 프리퍼드네트웍스 CEO

컴퓨팅입력 :2017/04/07 07:54

[도쿄(일본)=임민철 기자]일본의 인공지능(AI) 전문회사 창업자가 사람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발언해 주목된다.

해당 발언 주인공은 토루 니시카와 프리퍼드네트웍스(PFN)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그의 발언은 AI 기술 수요 확대를 앞두고 크고 작은 회사들이 전문가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상황과 일본의 분위기가 꽤 다름을 시사했다.

니시카와 CEO는 지난 6일 일본 도쿄 'AI데이' 행사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중 "오픈소스로 공개한 '체이너(Chainer)'가 개발자 사이에 많이 알려져 (구인 과정에) 그 인지도를 활용했다"며 "사람 뽑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토루 니시카와 프리퍼드네트웍스(PFN) 창업자 겸 CEO

PFN 임직원은 61명이다. 약 2년전 25명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이중 적어도 절반 이상이 기술담당자다. 우선 1명은 임원인 최고기술책임자(CTO)다. 29명은 엔지니어(프린시펄, 리드, 시니어, 일반) 직함을 쓴다. 14명은 연구원이다. 1명은 수석아키텍트, 또 1명은 수석연구원이다.

체이너는 PFN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만드는 파이썬 기반 딥러닝 프레임워크다. 이날 개발사 PFN은 AI데이 주최사 인텔과 체이너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체이너 프레임워크 기반 딥러닝 성능을 인텔 아키텍처에서 최적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니시카와 CEO는 "이전까지는 체이서를 주로 엔비디아 아키텍처에 맞춰 만들고 있었는데, 고객사 요구가 많아 지금은 인텔 아키텍처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밖에 타사 프로세서로 최적화 지원 범위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토루 니시카와 프리퍼드네트웍스(PFN) 창업자 겸 CEO

PFN은 3년전쯤인 2014년 3월 설립됐다. 니시카와 CEO가 PFN보다 먼저 2006년 설립한 '프리퍼드인프라스트럭처'에서 분할된 것이다. 프리퍼드인프라스트럭처는 자연어처리 기반의 인터넷검색플랫폼 및 데이터분석서비스 업체였다. 이 때부터 AI 관련 사업을 해왔던 셈이다.

PFN이 체이너를 공개한 시점은 지난 2015년 6월이다. 그 무렵 니시카와 CEO는 구글을 경쟁 상대로 지목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술로 구글보다 앞서는 것"을 회사 목표로 내걸면서다. 그는 구글이 2015년 11월 오픈소스화한 '텐서플로(TensorFlow)'를 맞수로 꼽았다.

니시카와 CEO는 "텐서플로는 체이너의 경쟁 기술"이라며 "체이너는 다른 딥러닝 프레임워크와 비교했을 때 기술적인 유연성, 컴퓨팅 파워의 확장성, 쉬운 사용성, 3가지 차별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PFN은 이날 인텔과 체이너 공동개발을 하기 전부터 각국 주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다. 알려진 협력업체는 자동차 회사 도요타, 전자기기 회사 파나소닉, 통신사 NTT, 공장로봇 회사 화낙, 통신장비 회사 시스코, 그래픽칩 회사 엔비디아 등이다.

PFN은 이가운데 일본에선 제조업체들의 AI 기술 활용 방안을 제공하는 쪽으로 협력하고 있다. 도요타는 자율주행차 딥러닝 모델 훈련을 위해 체이너를 사용 중이고, 화낙은 공장자동화솔루션의 일부인 로봇에 딥러닝 모델 훈련을 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리퍼드네트웍스(PFN)가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차량 기술 훈련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모의차량을 제어하는 영상.

니시카와 CEO는 화낙의 사례에 대해 "기존 산업현장 로봇은 공정에서 다뤄야 하는 사물의 형태와 크기 등 특성을 미리 알지 못할 때 제대로 동작하지 못한다"며 "화낙은 로봇이 사물을 인식하고 몰랐던 물체도 스스로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화낙과 도요타뿐아니라 일본 제조사들은 AI를 활용해 어떤 이득을 얻으려는 것인지 확신이 서거나 단정한 상태에서 이를 진행하는 게 아니다.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훈련 모델을 확보해 특정 응용분야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을지 찾고자 하는 정도다.

PFN 기술을 활용한 더 자세한 사례는 협력사가 아닌 주요 고객사 환경을 통해 알 수 있겠지만, 이 회사는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협력관계인 회사들의 영역과 겹치는 자동차, 제조, 산업용 로봇 등과 생명과학 분야 고객사가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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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팅 성능과 효율이 PFN 고객의 주된 요구다. 제한된 리소스 범위에서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공통분모라는 얘기다. 체이너는 이미지인식대회 이미지넷 테스트에서 타사대비 빠른 훈련시간과 아마존의 픽테스트 측정 결과 선두권 기록을 보유했다.

니시카와 CEO는 인터뷰와 별개로 인텔과의 협력을 발표한 기조연설 중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고조될 데이터처리 성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제한된 시스템 자원만으로 필요한 데이터가 처리된다면, 네트워크 병목 현상 없는 딥러닝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란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