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 맞춤 기술' 어떻게 만드나

일본 도쿄 'AI데이'서 기술·사업 비전 구체화

컴퓨팅입력 :2017/04/06 18:13    수정: 2017/04/06 18:14

[도쿄(일본)=임민철 기자]인텔이 세계적으로 확대일로인 인공지능(AI) 기술 시장을 잡기 위해 맞춤형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강조하고 나섰다. 다양한 AI 솔루션 시장을 빈틈 없이 공략해 x86 아키텍처의 장악력을 유지,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인텔은 6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히카리에 컨퍼런스 공간에서 '인텔AI데이'라는 행사를 열고 AI 시장 대응방안을 구체화한 사업전략, 기존 제품 구성과 로드맵을 제시했다. AI에 관여하는 학계와 산업계 기업 , 오픈소스 커뮤니티 개발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했다.

인텔은 AI가 세계를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 줄 수단이 될 거라 기대한다. 앞으로 AI 기술이 병을 고치고, 범죄를 막고, 과학적 성취를 거두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사람이 위험하거나 지루한 일에서 해방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회사측 전망에 따르면 향후 수년간 사물인터넷(IoT)에 연결된 기기와 사물 폭증으로 '데이터'가 폭발한다. 따라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머신러닝과 AI 시스템에 알맞은 고성능의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최적 솔루션은 인텔 아키텍처 중심의 AI 프레임워크와 제품, 생태계다. 인텔은 이를 활용할 OEM 제조사와 개발자, 기업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행사 현장에는 인텔 본사의 데이터센터그룹(DCG)과 신설 조직인 AI제품그룹(AIPG) 소속 임직원들이 주요 발표자로 참석했다. 배리 데이비스 인텔 DCG 가속워크로드 사업개발 총괄 매니저가 AI데이 첫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AI를 향한 인텔의 비전을 선보였다.

■구글 텐서플로 경쟁 기술 스타트업과 협력

데이비스 총괄 매니저는 "AI시장은 아직 걸음마(infancy) 중"이라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음을 지적했다. 자율주행차량을 예로 들어 AI의 역할과 중요성을 설명했다.

배리 데이비스 인텔 DCG 가속워크로드 사업개발 총괄 매니저

이런 얘기다. 자율주행 상태에선 차량이 주변 환경과 사물을 인식해야 한다. 처리할 데이터가 폭증하게 된다. 이런 사물에서 가져온 데이터는 네트워크를 거쳐 클라우드 또는 데이터센터에 모인다. 모인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시스템의 AI를 훈련하고, 그 훈련된 결과물은 실제 자율주행차량의 주행 기능을 구현한다. 달리고 있는 차량에도 여전히 많은 데이터 처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기업, 연구기관, 개발자들에게 클라우드와 사물을 넘나드는 데이터처리 시나리오에 걸맞는 AI 기술과 역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텔은 자체 보유한 프로세서 기술과 이 프로세서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SW툴을 공급한다. 이것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영역에는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갖춘 회사를 인수하거나 파트너십을 맺는 등 투자를 통해 외부 기술을 인텔 생태계에 끌어들인다.

인텔이 자사 생태계에 끌어들이려는 외부 기술 중 하나가 '체이너(Chainer)'라는 오픈소스 딥러닝 프레임워크다. 체이너는 구글의 '텐서플로'와 경쟁 관계다. 일본의 딥러닝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가 체이너를 만들었다. AI데이 현장에서 PFN의 토루 니시카와 최고경영자(CEO)가 데이비스 총괄 매니저의 소개로 등장해 발표를 이었다. 니시카와 CEO는 체이너를 IoT용 딥러닝에 알맞은 기술이라 주장했다.

인텔은 자사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AI용 HW와 SW를 함께 만드는 조직까지 새로 구성했다. AIPG 얘기다. 이 조직은 DCG산하가 아니라, 그와 대등한 CEO 직속이다. 이 조직이 갖춰진 배경에는 IoT 서비스에 결합될 AI 기술을 구현하려면 DCG에서 다루고 있는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용 솔루션을 넘어 다른 인텔의 사업 조직과 수평적으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모든 AI 방법론 지원하겠다"

니디 샤펠 인텔 DCG AI제품 담당 수석 디렉터가 인텔의 다양한 AI 기술과, 그 기술로 아우르는 영역을 소개했다.

니디 샤펠 인텔 DCG AI제품 담당 수석 디렉터

인텔이 갖고 있는 AI 기술은 데이터센터와 '사물'의 연산을 맡는 여러 프로세서, 이 프로세서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SW툴을 가리킨다. 이들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훈련(training), 이 모델을 실제 구현한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의 추론(inference), 2가지 연산 환경에서 최적의 솔루션으로 묘사됐다. 샤펠 디렉터는 주로 하드웨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 인텔 기술을 소개했다.

서로 다른 기술적 특성을 제공하는 인텔 프로세서 제품군이 열거됐다. 범용CPU 제온(Xeon), 고성능컴퓨팅(HPC)칩 제온파이(Xeon Phi), 알테라 필드프로그래밍게이트어레이(FPGA) 기술을 포함한 너바나(Nervana) 등이다. 기억기반 또는 논리기반 AI 구현 접근 방법론인 '추리시스템(reasoning systems)'과, 전통적인 통계기반 또는 최신 딥러닝 기반 AI 구현 접근 방법론인 '머신러닝'을 모두 지원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이어 샤펠 디렉터는 인텔의 솔루션 가운데 자율주행차량 서비스와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인텔 고(Go)'를 소개했다. 이는 차량의 자율주행에 필요한 차량 자체 연산시스템용 개발플랫폼, 차량시스템의 데이터를 네트워크에서 처리하기 위한 5G 대응 플랫폼, 네트워크로 넘어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용 플랫폼, 3가지로 구성됐다.

■너바나, 딥러닝 SW 생태계로 전진배치

인텔의 SW기술 얘기를 마저 하기 위해, 아미르 코즈로샤히 인텔 부사장 겸 AIPG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무대에 올랐다.

아미르 코즈로샤히 인텔 부사장 겸 AIPG 최고기술책임자(CTO)

코스로샤히 CTO는 '네온' 프레임워크와 딥러닝에 특화한 FPGA 칩 '너바나(Nervana)'를 선보인 스타트업 너바나시스템즈의 공동창립자 겸 CTO였다. 회사가 지난해 인텔에 인수돼 지금 AIPG의 몸통을 맡으면서, 코스로샤히 CTO는 인텔 아키텍처 전반에 너바나의 기술 노하우를 접목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그에 따르면 인텔은 딥러닝 기술을 다루는 개발자 직군을 둘로 나눈다. 하나는 텐서플로, 카페, 토치, 테아노, mxnet 등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모델 훈련'을 수행하는 데이터과학자들이다. 다른 하나는 훈련된 모델을 바탕으로 C, C++, 자바 등 언어를 써서 '애플리케이션 로직을 구현'하는 앱개발자들이다. 인텔은 두 직군을 모두 커버하는 AI 솔루션 구성을 갖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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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로샤히 CTO는 인텔 MKL, MKL-DNN, 데이터분석가속라이브러리(DAAL), 파이썬용 인텔배포판, 여러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등을 열거한 뒤 "네온은 인텔의 딥러닝용 레퍼런스 프레임워크로, 새로운 하드웨어 기반 딥러닝에 최적화돼 있다"며 "인텔은 최적의 프레임워크뿐아니라 성능 개선을 위한 라이브러리와 프로세서 생산성을 높여 주는 엔드투엔드 SW 기술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AI데이 기조연설 및 주제강연과 맞물리는 시간에, 행사장 한쪽에서는 인텔의 AI기술을 활용하려는 SW 및 HW 솔루션 파트너의 기술이 시연됐다. 후지쯔, NEC, 히타치, HPE, 델EMC,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DDN, 기가바이트, 엑셀소프트(XLSOFT), 트랜스코스모스 등의 부스가 운영됐다. 앞서 소개된 인텔의 기술을 활용해 AI용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려는 기업과 연구기관에 제공할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