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업 vs 디지털’ 車디스플레이 경쟁 후끈

서울모터쇼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선점 경쟁 뚜렷

홈&모바일입력 :2017/04/05 15:07    수정: 2017/04/05 15:10

운전자를 위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경쟁이 치열하다. 시선 분산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탑재 차량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바늘을 과감하게 없앤 디지털 방식의 계기반 클러스터 탑재도 많아지고 있다.

운전석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올해 서울모터쇼서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방식은 다르지만, 운전자의 시선 분산으로 인한 사고를 줄이려는 마음은 똑같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차량 내 수많은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만도, 캠시스 등은 각각 현재 개발중이거나 양산을 앞둔 차량용 디스플레이 홍보에 전념했다. 푸조등 완성차 업체들도 디스플레이 차별화를 위한 전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서울모터쇼에 선보인 차량용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 해당 디스플레이는 차량 상황에 따라 계기반 또는 센터페시아 부근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ADAS 시대...변화하는 자동차 계기반

디지털 방식의 계기반 클러스터를 선호하는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투자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체가 투자 대비 기대 효과가 높은 편은 아니다”며 “운전자들은 디스플레이의 최신 기술을 선호하는게 아니라 디스플레이 자체가 주는 정보 능력을 더 크게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은 디지털 계기반 클러스터 시인성을 고려한 스티어링 휠 디자인을 만들어내 실제 양산차에 투입시켰다. 서울모터쇼 출품 차량 중 이같은 현상을 대표적으로 반영한 차는 바로 푸조 SUV 모델 ‘3008’이다.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푸조 3008 계기반 (사진=지디넷코리아)

3008 계기반에는 2세대 ‘아이-콕핏’ 시스템 중 하나인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운전자 선호에 따라 RPM, 속도계 등을 띄울 수 있고 차량 주변 장애물 및 차선 주행 현황까지 한번에 살펴볼 수 있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이 탑재됐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푸조 측은 12.3인치 디스플레이 시인성 강화를 위해 3008 스티어링 휠의 크기를 기존 차량보다 상당 부분 줄였다고 밝혔다.

*영상='다이내믹 강조' 푸조 3008 SUV 탑재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써보니(바로가기)

푸조뿐만 아니라 올해 서울모터쇼에 참석하지 않은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등도 최근 바늘이 없는 디지털 계기반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우디 TT의 경우, 센터페시아에 디스플레이를 마련하지 않고 계기반에 12.3인치 고해상도 MMI 디스플레이를 탑재시켰다. ‘버추얼 콕핏’이라고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는 속도계, RPM 현황 등 기본적인 차량 정보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지도까지 제공된다. 운전자가 더 이상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보며 시선 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푸조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계기반을 부각시키기 위해 3008 SUV의 스티어링 휠 크기를 과감히 줄이는 시도를 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대중화된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별화 승부가 관건

고급차의 전유물로만 여겨져왔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최근 중형차까지 적용될 정도로 대중화를 이루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스마트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적용이 기본사양으로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차량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원모터스코리아는 기존 완성차 헤드업디스플레이에서 볼 수 없었던 증강현실 기반 헤드업 디스플레이 ‘렛츠허드 LH-500S'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후방 카메라 화면을 그대로 띄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카카오톡 문자 수신 정보, 연비, 연료소모량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원모터스코리아가 새롭게 선보인 증강현실 기반 헤드업 디스플레이 '렛츠허드 LH-500S'. 해당 제품은 6월 출시 예정이다. (사진=원모터스코리아 제공)

캠시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통합된 형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시품을 소개했고, 만도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연동된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술 트렌드를 전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동작 인식 등이 결합된 ‘통합칵핏 gen 0.5'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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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차량 성능과 모델 범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될 방침이다. 한양정보통신이 내세운 스마트폰 기반 ADAS 솔루션 ‘ADAS ONE'처럼, 스마트폰과 OBD-II 단자를 활용한 애프터마켓용 제품 출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교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운전자가 눈동자를 움직이거나 고개를 옆으로 돌리지 않아도 길안내, 차량 운행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며 “디지털 계기반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운전자 전방 시야 아래쪽에 위치했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는 약점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네시스 HDA 시스템이 작동중임을 뜻하는 G80 헤드업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