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ISP 개인정보보호 표명…“진심일까”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 “고객 동의 있어야”

인터넷입력 :2017/04/04 09:34    수정: 2017/04/04 09:37

미국 대형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들이 고객의 웹 브라우징 데이터를 판매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속속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 지지자들은 과연 이들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고 지속될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씨넷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든 인터넷 사업자 규제를 폐기하기로 결의했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인터넷 사업자가 이용자 데이터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는 폐기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미국 주요 ISP 사업자들은 그대신에 지난 달 31일 성명을 내고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컴캐스트의 제랄드 루이스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긍정적인 동의를 얻지 않는 한 고객의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만약 고객이 기밀이 아닌 다른 데이터를 이용한 광고 전송을 원치 않는다면 우리는 고객이 이런 광고를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캐스트는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개정할 계획이다.

루이스 부사장은 개정 목적에 대해 고객이 동의하지 않는 한 고객 개인의 웹 브라우징 정보를 판매하거나 기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버라이즌의 카렌 자카리아 최고 개인정보보호 책임자 역시 “버라이즌은 고객의 개인 웹 브라우징 기록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카리아 책임자에 따르면 버라이즌의 웹 브라우징 데이터 사용 프로그램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특정 그룹의 고객을 대상으로 ‘익명화 된 정보’를 사용하는 광고 프로그램(버라이즌 셀렉트)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집약해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모두 고객이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AT&T 밥 퀸 수석 부사장은 회사의 소비자 보호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AT&T 측은 “데이터의 특성을 중시하고 수집에 대해 일관성 있는 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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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부사장은 AT&T와 다른 ISP들이 통신법 적용을 받는다면서, 의회의 투표를 “훌륭한 일”이라고 일컬었다.

이들 기업은 현재 개인의 웹 기록을 판매할 계획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개인정보보호 지지자들은 의회에서의 규제 철폐가 최종 통과되면 ISP들이 고객의 위치정보, 건강, 자산 상황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