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숨은 '자막고수' 찾는다

자막 번역가 모집프로그램 '헤르메스(Hermes)' 가동

방송/통신입력 :2017/04/03 11:04

넷플릭스가 세계 각지의 '자막 번역 고수' 찾기에 나섰다. 온라인 실시간 번역 테스트를 통해 실력 있는 번역가를 찾기 위한 '헤르메스(Hermes)'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월 기준 190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한국어, 중국어, 아랍어, 폴란드어 등 지원 언어는 20가지를 넘어섰다. 그간 자막 품질이 신통치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력 있는 영상 번역가, 자막 제작자를 찾는 일이 중요해졌다. 넷플릭스가 헤르메스 프로그램을 내놓은 배경이다.

넷플릭스 자막번역가 모집프로그램 헤르메스 소개 공지.

지난달 30일 소개된 헤르메스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콘텐츠를 위한 자막을 만들어 줄 이용자를 찾는 온라인 테스트 겸 구인 프로그램이다. 개인이 넷플릭스의 테스트를 거쳐,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각지 번역 담당업체와 계약하고 일할 수 있다. 원본 영상과 대상 언어별로, 번역 및 자막 제작 분량에 따른 수입을 얻게 된다.

넷플릭스 측은 "미디어 번역 전문가는 수백만명의 일상과 마주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이제까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표준 테스트가 없었다"며 "세계의 전문 미디어 번역가 숫자를 집계하는 전문기관을 통한 수치가 없고, 발급된 면허나 자격 수 또는 검증된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온라인 번역 및 자막제작자 모집 프로그램 헤르메스 사전설문 문항.

넷플릭스는 일례로 네덜란드어 전문 자막제작자가 세계에 100~150명에 불과할 것이라 추산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몇년 전 네덜란드 서비스를 론칭한 이래로 시장조사를 통해 자체 파악한 결과다. 하지만 이는 그저 어림짐작일 뿐 실제 업계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수치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개인 이용자가 헤르메스 사이트에 접속하면 영어 기반의 온라인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 문제로 제시된 영어를 이해하고, 이용자가 번역하려는 대상 언어로 이상적인 어구나 표현을 제시하고, 언어 및 기술적 오류를 식별하고, 전문성있는 번역자막을 만들면 된다. 영어를 기본으로 하는 테스트를 마치기까지 90여분 정도가 걸린다.

넷플릭스가 제시한 헤르메스 프로그램 테스트 예시 문항.

초반 설문에서 테스트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하면 지역과 언어권별 32가지 언어 중 테스트를 원하는 언어를 선택할 수 있다. 유럽, 중동, 남미 대륙과 한국어, 중국어 간체와 번체, 일본어 등 아시아권 주요 언어가 포함돼 있다. 이어 번역 테스트 지원자가 선호하는 영상 유형을 묻는다. 애니메이션, 코미디스페셜, 다큐멘터리, 피처필름, 키즈콘텐트, 오리지널시리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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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테스트 사전 질문으로 '중한'번역이나 '불이'번역 등 영어 외의 소스 언어로 다른 타깃 언어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비영어권 영상용 고품질 자막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자막번역 작업과 별개로 자막 검수(QC) 작업에도 관심이 있는지도 묻는다. 새로운 자막 제작뿐아니라 기존 영상 자막의 점검을 의뢰할 가능성을 열어 둔 듯하다.

헤르메스 프로그램을 통해 넷플릭스와 함께 일할 경우 기대 수입은 얼마나 될까? IT미디어 더넥스트웹 보도에 따르면 그건 작업한 영상 소스 및 타깃 언어에 달렸다. 제시된 2016년 12월 요율표는 남미 스페인어 오디오를 남미 스페인어 텍스트로 만들면 작업료는 분당 6달러부터다. 일본어 오디오를 아이슬란드어 텍스트로 만들면 작업료는 27.5달러까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