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올해 R&D 1조 투자"

2020년 신제품 매출액 16조3천억 목표…신소재 집중 육성

홈&모바일입력 :2017/04/02 11:18    수정: 2017/04/03 07:24

“사업성과 연결되는 연구개발(R&D)은 물론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2025년 50조원 매출 규모의 글로벌 톱5 화학 회사로 도약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신제품 매출액을 2020년까지 올해보다 두 배인 16조3천억 원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개최한 ‘CEO 간담회’에서 향후 R&D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R&D에 사상 최대인 1조원을 투자하고 매년 투자 규모를 10% 이상 늘려 2020년까지 1조4천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이로써 국내 동종 업계에서 처음으로 R&D에 조 단위 비용을 투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매출액 대비 4%를 상회해 글로벌 화학 회사들과 동등한 수준이다. 2015년 기준 독일 바스프는 전체 매출액 대비 3.8%, 미국 다우케미칼 3.3%, 일본 미쓰이는 2.3%를 투자했다.

박 부회장은 “R&D 투자액 비중은 전지 부문이 30%, 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부문, 법인의 신사업이 각각 10~2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에너지, 물, 바이오, 신소재로 보면 된다”며 "사업부문별 전략을 실행해 2025년까지 매출액 50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개최한 ‘CEO 간담회’에서 R&D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 영상)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되는 전지 사업에서는 가격이 절반으로 줄고 주행거리와 안전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혁신전지’를 개발한다. 상용화까지 연구개발 기간은 10년으로 5년 정도 지나면 개발 성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폐열에서 전기를 발전하는 열전소재 등 에너지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며 2015년부터는 수질을 개선하는 해수담수화용 RO필터 사업을 시작해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RO필터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가 해수담화용인데 우리는 8~9년 전부터 개발해 좋은 물건을 만들었고 미국 회사가 하나를 인수했다"며 "나노 H20가 가지고 있던 레퍼런스, 우리의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말 청주공장에 2호 생산라인을 지었으며 산업용, 가정용 시장에도 신규 진입해 (사업 규모를) 지금의 몇 십배 정도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에 대해서는 “그린 바이오는 1년 정도 하면서 전체적인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생명과학(레드바이오) 분야도 이전에 아주 잘하던 부분인데 아직은 부족하지만 전체적인 전략 방향 (수립)과 자원배분을 하고 있어 조금 지나면 더 구체화된 것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기술연구원 내 전지 개발 연구실.(사진=LG화학)

이에 따라 투입되는 R&D 인력은 현재 약 5천300명에서 2020년 약 6천300명으로 1천여 명이 늘어난다. 늘어나는 인력에 맞춰 연구 시설도 확장한다. 회사는 지난해 대전 기술연구원을 6개동에서 7개동으로 늘리는 한편 서울 마곡에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R&D 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올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입주해 향후 약 2천500명의 인력이 근무하게 된다. 미래기술연구센터, 생명과학연구소 등 인력이 함께 근무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연구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을 넘어서 고객을 향한 철학과 비전이 담긴 연구개발로 LG화학을 ‘R&D혁신의 메카’로 만들 것”이라며 “이런 지표로 창출되는 신제품 매출액을 2020년에 올해보다 두 배로 늘려 성과 찰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제품은 R&D조직에서 개발해 사업화돼 출시 후 3~5년 동안 신제품으로 인정받는다. LG화학의 지난해 신제품 매출액은 7조1천억 원으로 올해는 8조5천억 원, 2020년까지 16조3천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체 신제품 매출액에서 기초소재와 전지부문이 약 80%를 차지한다. 향후 각 사업 부문별 추진 분야를 선정해 R&D생산성을 한층 강화할 목표다.

LG화학 R&D 국내 사이트 현황.(사진=LG화학)

사업 부문별로 ▲기초소재는 고흡수성수지(SAP), 합성고무, 고부가합성수지(ABS) 특화제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 ▲전지는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고용량 소형 전지, 고에너지·고출력 에너지저장시스템(ESS)전지 ▲정보전자소재는 편광판, 수처리(RO) 필터 신제품 및 점접착 신소재 ▲재료는 고성능·장수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소재와 차세대 전기차용 양극재 ▲생명과학 부문은 합성신약, 백신, 바이오시밀러 등 캐쉬카우 제품 ▲자회사 팜한농은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작물 보호제와 기능성 종자 우수형질 등 개발에 주력한다.

중자기적으로는 에너지, 물, 바이오, 신소재 부문의 원천 기술을 집중 발굴할 예정이다. ▲에너지는 차세대 혁신전지, 연료전지용 소재, 자동차 경량화 및 고기능화 소재 ▲물 분야는 세라믹 분리막 소재 적용 필터와 차세대 수처리 기술 ▲바이오 부문은 유전자기술과 신약을, 이밖에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신기술, 신소재를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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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이를 위해 대내외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대할 방침이다. 외부적으로는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 협력을 도모한다. 내부적으로는 각 조직의 기술을 공유하는 사내 기술 컨퍼런스 행사 ‘테크페어(Tech Fair)’, 프로젝트의 기술적 이슈를 토론하는 ‘아이포럼(i-Forum)’, 사내 전문가를 선정해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아이원패드(i_OnePad)’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잘 활용하면 사업성공 가능성과 R&D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며 “전사적으로 협업 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