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이유는 뭘까

송창현 CTO "생활환경지능의 도구로 활용"

인터넷입력 :2017/03/30 17:28    수정: 2017/03/30 17:29

손경호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구글X라는 비밀연구조직이 있다면 네이버에는 네이버랩스라는 연구개발회사가 존재한다.

지난 1월 네이버로부터 독립하면서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나선 이 회사는 왜 자율주행차 연구에 집중해 온 것일까?

구글이 하니깐 네이버도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구글의 길과 네이버 및 네이버랩스의 길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창현 네이버 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

3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2017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 참석한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로 자율주행차를 활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 그는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핵심이라기보다는 사용자가 굳이 어떤 기술이나 도구를 써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서도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드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네이버랩스가 자율주행차 연구에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인지 분야다.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주변 사물들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도구로서 자율주행차 기술 연구 어디까지?

주변을 분간해 내고, 장애물을 피하거나 차선을 변경하는 등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네이버랩스는 그동안 네이버에서 연구해 왔던 딥러닝 기술을 쓴다.

네이버랩스가 자율주행차에 도입한 딥러닝 기술은 크게 2가지로 활용된다.

네이버 자율주행차는 차량 윗쪽에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가 탑재됐다. 차량 앞쪽에는 레이더 센서가, 뒷쪽에는 GPS에 장착돼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장애물을 피해가며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먼저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을 활용해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을 몇 개 클래스로 분류하고 위치를 추정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차종에 따라 크기와 행동 특성 등을 반영해 자율주행 차량의 경로를 계획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딥러닝을 활용한 네이버랩스 자율주행차가 주변의 보행자, 화물차, 승용차, 이륜차 등을 구분하는 모습(위)과 후측방에 자동차가 오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해 차선을 변경할 수 있게 하는 모습(아래)

두번째는 딥러닝 기반으로 측후방 영상의 빈 공간을 판단해 차선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가 차선을 변경해야 할 때 최종적으로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판단하는데 이러한 기술이 쓰인다. 앞으로는 자사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카메라만으로도 기존 자동차에 탑재된 '후측방경보시스템(BSD)' 기능을 구현할 생각이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차 상단에 위치한 센서박스에는 360도 영상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32 채널 라이다 센서가 위치했다. 전방위 물체를 탐지해 보다 먼 거리의 전방 장애물 탐지하기 위해서는 차량 전면에 위치한 레이더 센서가 활용된다.

이날 공개된 차량 인포테인먼트(IVI)도 네이버가 자율주행차를 바라보는 관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네이버 ID로 로그인하면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서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곳을 음성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게 해주는 등 기능을 구현했다.

송창현 대표는 "네이버로부터 분사한 뒤부터는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공간, 이동성과 관련된 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나 IVI, 지난해 네이버 데뷰에서 공개된 초정밀 3차원 실내지도 제작로봇 M1도 그러한 계획의 결과물이다.

다음은 자율주행차 관련 송창현 대표와 기자들 간 Q&A를 정리한 내용이다.

◎네이버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달릴 수 있나

-실제 도로를 달리고는 있지만 지금은 정해진 루트에 대해서만 그렇게 하고 있다. 차량이 굉장히 많은 곳에서도 안전하게 갈 수 있게 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네이버 자율주행차 기술은 모듈 형태로 팔 수 있나

-충분히 모듈화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모듈화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자율자동차를 공유하는 '스마트모빌리티' 사업 계획 없나

-지금은 사업계획이 없다. 현재 보유한 기술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이버랩스의 관점은 생활환경지능의 가치를 줄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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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인지기술 발달하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

-공간 관련 기술은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기본적으로 돼야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가져가다보면 더 정확하게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떤 차선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지 않아도 우회전하라고 안내하면 이 말만 따라도 (목적지에 갈 수 있는)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