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대표 “힘든 싸움 시작…3년 뒤 네이버는?”

전문가 도움, 투명 경영으로 기술 플랫폼 진화

인터넷입력 :2017/03/28 15:31    수정: 2017/03/28 16:14

“밖에서 보면 네이버가 자본도 있어 보이지만 글로벌 회사들과 대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 훌륭한 개발자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것들이 얽혀 있어 (글로벌 기업들과) 쉽지 않은 싸움이 시작될 거라 생각한다. 절박하지만, 이걸 버티지 못하면 3년 뒤 네이버는 어떻게 될까 고민이 크다.”

한성숙 신임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출입 기자들과 만났다. 28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애비뉴엘의 한 식당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서 한 대표는 네이버의 중장기 계획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네이버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견줬을 때 여러 한계가 있지만, 이를 여러 선배 경험자들과 협력하고 역할을 나눠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으로 사용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실적은 물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성과, 나아가 국내 1위 포털 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먼저 한 대표는 최근 공개된 번역 서비스 ‘파파고’, 대화형 엔진 ‘네이버i’, 서울 모터쇼에서 선보일 자율주행차, 그리고 올 여름 공개될 인공지능 스피커 등 수년 간 네이버가 공들여 준비한 성과물들을 나열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결과물들이 당장의 성과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를 했다. 예상하는 흐름대로 가고는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과의 견줄 경우 절박함이 들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판단이다.

한성숙 대표는 “현실적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쉽지 않은 싸움이 시작될 거라 생각하는데, 마음에 드는 속도와 수준대로 지금 네이버가 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다소 절박함이 든다”며 “구글과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어때, 라인은 별로라는 등의 여러 얘기들을 듣고 있는데 한국도 놓치면 안 되고, 라인도 작년보다 성과가 좋아야 하고, 여기에 사회적 책임까지 다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이해진 전 의장이나 새로 취임한 변대규 신임 의장 등 선배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얻어, 또 역할을 나눠 당면한 문제들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그는 이해진 전 의장의 글로벌 개척 정신과 기술적인 혜안, 그리고 벤처 1세대인 변대규 신임 의장의 숙성된 경험 등의 도움을 받아 네이버를 기술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자신했다.

한 대표는 “지난 6개월 간 대표직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건 굉장한 행운이었다”면서 “벤처로 시작해 지금까지 성장을 이룬 이해진 전 의장과, 변대규 신임 의장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한성숙 대표는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는 네이버가 되기 위해 투명 경영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용자들의 신뢰가 기본 바탕이 돼야 기술 플랫폼으로의 발전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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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기술 플랫폼 행보를 좀 더 잘 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경영이 필요하다”며 “네이버가 투명하고 공정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 기술 플랫폼 역할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20개까지 늘린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실검 변화 트래킹(추적)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실검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사용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실검 조작 논란 등을 잠재운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