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이기종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편히 쓰라"

클라우드서비스브로커를 위한 '클라우드센터' 소개

컴퓨팅입력 :2017/03/20 18:16

시스코시스템즈가 이기종 클라우드 관리 간소화에 초점을 맞춘 하이브리드클라우드 비전을 제시했다. 1년전 인수한 클리커(CliQr)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메시지다. 애플리케이션 운영관리 최적화를 핵심으로 삼는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전략의 일부다.

앞서 시스코는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분석, 단순화, 자동화, 보호(Analyze, Simplify, Automate, Protect)하는 아키텍처를 제공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가운데 '단순화' 아키텍처를 실현할 핵심 수단으로 '클라우드센터'를 부각시켰다. 클라우드센터는 지난해 3월 시스코가 인수한 클리커테크놀로지스의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최적화 기술을 제품화한 소프트웨어다.

[☞인수계획 발표문: Cisco systems, Inc. - Cisco Announces Intent to Acquire CliQr]

[☞관련기사: 시스코 "데이터센터보다 애플리케이션이다"]

시스코에 따르면 클라우드센터는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이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 또는 여러 종류의 퍼블릭클라우드 환경을 자유롭게 오가도록 만들어주는 솔루션으로 묘사된다.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를 쓰려는 대기업이나, 이런 시장 수요에 대응하려는 클라우드매니지드서비스 사업자에게 제공된다. 이를 도입한 곳은 클라우드서비스브로커(CSB)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뉘앙스다.

시스코는 최근 방한한 클리커 창업자의 목소리를 통해 클라우드센터 솔루션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구체화했다. 목소리 주인공은 가우라브 망글릭 시스코 클라우드센터 엔지니어링 디렉터다. 그는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시스코코리아 사무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발표자로 나서 해당 솔루션의 가치와 이를 통한 하이브리드클라우드 비전의 현실화 가능성을 전했다.

"IDC조사에 따르면 엔터프라이즈 60%는 이미 다수의 퍼블릭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합니다. 하이브리드클라우드는 이미 현실입니다. (기업은) 주요 기존 워크로드를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데브옵스 관련 워크로드를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활용하려 합니다. 적절한 인프라에서 적절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려는 욕구가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촉진에 중요한 요인이죠."

가우라브 망글릭 시스코 클라우드 센터 엔지니어링 디렉터.

망글릭 디렉터의 주장에 따르면 그래서 시스코는 클라우드센터를 통해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는 얘기다. 클라우드센터는 주요 상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솔루션과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혼용하는 시나리오에 대응한다. VM웨어, 오픈스택,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스택, 애저팩,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MS애저, IBM소프트레이어 등과 호환된다.

■"클라우드 종속성 해결"

2017년 3월 15일 시스코코리아 간담회 발표 자료.

클라우드센터는 추상화 계층을 통해 여러 클라우드 인프라에 접근한다. 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프로파일을 만들고, 애플리케이션의 배포와 관리 전체 과정을 간소화한다. 특정 클라우드를 쓰면서 수반되는 수백줄의 스크립트 작성 과정 없이도 단일 가상머신(VM)부터 복잡한 구성요소를 포함하는 토폴로지까지 모두 자동화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

망글릭 디렉터는 클라우드센터의 추상화 기술을 통해 클라우드 사용 기업의 '벤더 종속성(lock-in)'을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상화 계층으로 이기종 플랫폼을 다루는 기술은 흔히 개별 벤더의 고유한 장점을 희석시키는 약점을 보이는데, 이런 문제도 클라우드센터는 해소했다고 주장했다.

"이기종 클라우드 솔루션간의 공통 기능은 추상화계층으로 만들었지만, 각 인프라의 독특한 기능과 서비스 역시 고객이 누릴 수 있도록 바랐다. 이 고객의 인프라를 토폴로지 디자이너(클라우드센터 관리 인터페이스)에서 보면, 특정한 클라우드 고유 서비스를 사용하는 동시에 추상화된 공동 서비스도 함께 쓰도록 구성하고 있다. 여기서 고유 서비스는 해당 클라우드에만, 그외 서비스는 모든 클라우드에 적용된다."

■멀티클라우드-하이브리드클라우드 사용 환경에 유리

2017년 3월 15일 시스코코리아 간담회 발표 자료.

어떤 회사가 클라우드센터를 요긴하게 쓸 수 있을까. 주요 IT업체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해 하이브리드 또는 멀티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또는 이미 활용 중인 조직에 유용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클라우드센터 자동화를 지원한다고 언급된 클라우드는 다국적 IT업체 기술뿐이다. 다만 KT를 비롯한 국내 사업자의 클라우드 인프라와도 연계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는 KT가 자사 인프라를 클라우드센터에 통합되게끔 시스코 측과 협의하고 기술적으로 보완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기존 시스코의 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ACI)를 통해 기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를 자동화, 간소화하고 있는 조직에서는 클라우드센터를 활용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망글릭 디렉터는 "클라우드센터는 추상화계층의 컴퓨트, 스토리지, 네트워크 자원 관련 룰을 구성해 이를 여러 환경에 적용한다"며 "네트워크 방화벽과 같은 조건을 적용시 ACI 환경이면 ACI 규칙으로 변환하고, AWC 환경이면 그에 맞는 명령으로 전환하고, 기존 워크로드에도 맞춰질 수 있는 규칙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황승희 시스코코리아 상무.

황승희 시스코코리아 상무는 "고객이 레거시 환경을 쓴다면 1차적으로 전문컨설턴트의 디자인을 통해 클라우드센터로 애플리케이션 프로파일을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ACI와 활용시 시너지가 커지지만, 클라우드센터는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한 솔루션"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용기업·매니지드서비스업체 위한 솔루션

시스코는 글로벌 도입 사례 몇 가지를 열거했다. 북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 다이렉TV는 중남미와 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7개 클라우드와 가용성존 24곳을 관리하게 됐다. 내비게이션 솔루션업체 트림블은 AWS기반 신제품개발 환경을 전환해 릴리즈 주기를 16개월에서 12개월로 줄였다. 캐나다 금융업체 핌코는 5개 팀의 127단계 프로세스를 거쳤던 IT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확 줄였다.

회사측은 이처럼 글로벌 IT인프라를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이 자체 활용하는 사례뿐아니라 여러 퍼블릭클라우드 통합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매니지드서비스 사업자의 비즈니스용 솔루션으로도 활용된다고 밝혔다. 매니지드서비스프로바이더가 자체 운영하는 포털 하부에 OEM 형식으로 구축한 클라우드센터가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클라우드센터 라이선스는 일반 고객사에게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제공된다. 전체 관리대상 VM수를 기준 과금 체계를 갖고 있다. 매니지드서비스프로바이더를 위한 라이선스 체계는 별도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 라이선스 체계가 공개될 경우 AWS나 MS애저같은 단일 퍼블릭클라우드 리셀러 파트너들에게 부가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시스코는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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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스코코리아는 클라우드센터를 부가 수익원으로 활용할만한 파트너 프로그램 운영을 놓고 고심 중인 분위기다. 지금은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 하드웨어 리셀러나 네트워크통합(NI) 비즈니스를 하던 파트너와 함께하는 방향, 아예 퍼블릭클라우드 시장 이해도가 있는 신규 파트너를 발굴하는 방향, 2가지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관련 질문에 황 상무는 "기존 시스코 파트너들이 ACI 비즈니스를 하면서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와 관련 솔루션의 이해도가 높아져, 기존 파트너 체계 안에서 솔루션 제공을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다면 관련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룰 줄 아는 파트너를 추가로 영입(해 클라우드센터를 맡는 파트너 카테고리를 신설)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