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측 혐의 전면 부인…"공소장 위법"

"특검,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 초강경 대응

디지털경제입력 :2017/03/09 16:14    수정: 2017/03/09 16:29

정진호, 조재환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일가에 433억원대의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특검이 내세운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담당) 심리로 열린 제 1차 공판기일에서 "특검이 제기한 공소장 자체의 효력과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이 부회장 뿐만 아니라 함께 피고인으로 지목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그룹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도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특히 "특검이 지난 1996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까지 공소장에 포함시켰다"며 해당 공소장이 대법원 판례가 인정하지 않는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며 공소장 자체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하거나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특검 측은 이날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전 부회장, 장충기 전 사장 등 세 사람이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 사이에 한국동계스포츠센터에 16억원, 미르재단에 120억원 등을 뇌물 공여했다고 공소장을 통해 밝혔다.

또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일가를 알지 못한다"는 위증 내용도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특히 공소장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2월 15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 부회장과 독대하면서 "정유라를 잘 지원해 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처분 주식 절반 삭감' 등 청와대의 지원에 대해 이 부회장이 "금융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계획이 승인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과 관련된 환경규제의 완화 및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 지원을 도와 달라"는 등 부탁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같은 특검의 공소장 내용이 박 대통령 조사도 없이 일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문제를 삼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와 메르스 사태 이후 삼성서울병원 정상화를 염원하는 내용이 큰 따옴표로 표기됐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향후 무죄 추정의 원칙에서 재판을 이어가겠다는 방어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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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은 지난 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 "특검의 수사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삼성은 결코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승마 지원 등은 청와대의 강요에 따른 것이란 주장이다.

재판부는 특검과 변호인 측의 증거 준비 상황에 따라 다음 2차 공판준비기일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14일, 15일, 또는 16일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