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소차 FE' 전략…힘 받나

콘셉트 공개…가격과 정부 지원책이 관건

카테크입력 :2017/03/08 11:33    수정: 2017/03/08 11:47

“투싼 수소차를 이을 신형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가 오는 2018년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 차는 SUV가 될 것이며, 새로운 개념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탑재시킬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1월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었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시킨 기술력을 더욱 크게 살려나가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진 현대차 수소차 로드맵은 이달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 증거가 된 모델은 7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FE 수소전기차 콘셉트(이하 FE)’다.

현대차가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FE 수소 콘셉트카 (사진=현대자동차)

■FE, '수소차 가격 인하' 선언 후 2년만에 공개

현대차 FE는 미래 친환경 기술을 의미한다. ‘Future Eco'중 F와 E를 콘셉트카 이름에 썼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FE는 현대차 수소차 개발 역사에 의미가 큰 모델이다. 지난 2015년 수소차 판매가격 인하 선언 후 2년만에 나온 콘셉트카 모델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5월 4일 제 28회 세계 전기차학술대회에 참석한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는 “현대기아차는 자체적으로 수소차의 현 가격을 50%까지 줄일 수 있는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며 “이를 토대로 e-모빌리터 사회로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수소 콘셉트카 FE 실내. 멀티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의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현대차 영국법인)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올해 초 투싼ix 수소차 가격을 8천500만원으로 내렸지만 이 가격 역시도 소비자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현대차는 현재까지 신형 수소차 판매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FE 자체가 수소차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연료전지시스템과 주행거리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FE의 연료전지시스템의 중량을 기존 투싼ix 대비 20% 줄였다. 또 FE의 주행거리를 투싼ix(415km)보다 약 두 배인 800km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정의선 부회장이 CES 2017에서 강조한 ADAS 시스템도 적용시켰다. 향후 양산될 수소차 모델에 첨단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수소차 정책, FE 성공의 열쇠

FE 기반의 수소차가 상용화 될 수 있는 시기는 불과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정의선 부회장의 수소차 로드맵이 성공하려면 수소차를 직접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대되어야 하며, 부담스럽지 않은 판매가가 책정돼야 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정부의 수소차 정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왔다. 가장 큰 이유는 수소차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저하와 우리나라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 상황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세계지식재산권기구의 수소 제조방법 관련 각국 특허청 특허출원 비중 현황을 보면, 미국은 전체 특허 출원중 26%를 차지해 선두에 올랐고 이어 일본(24%), 유럽(14%), 중국(11%)이 뒤를 이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단 4%에 불과했다. 이는 우리나라 수소차 관련 정책의 위험 신호나 다름없다.

투싼ix 수소택시(사진=현대차)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수소차의 취득세 감면과 보조금 혜택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만기 산업부 제1차관은 지난달 2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상설추진단’ 창립총회에서 “정부 차원에서 수소차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전기차보다 충전시간이 짧고 주행거리가 긴 수소차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혜택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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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FE 상용화 이전까지 수소차 카셰어링 사업 활성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광주창조경제센터 보육기업 ‘제이카’와 손잡고 이달 말부터 광주광역시 지역에 투싼ix 수소차 15대를 투입시킨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신형 수소 SUV 출시전까지 카셰어링과 수소 택시 보급으로 수소차 대중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추진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현대차 내부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