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대 PHEV 맞아?" 아이오닉 플러그인 타봤더니

[체험기]1회 충전 경부선 왕복...경쟁차종 대비 가성비 'UP'

카테크입력 :2017/02/28 08:22

정기수 기자

(경기 고양=정기수기자)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아이오닉 플러그인'을 선보이고 풀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인 데다, 높은 가성비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배터리 충전만 되면 휘발유는 전혀 쓰지 않는 순수 전기차(EV)로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를 완전 소진하기 전까지는 엔진이 전혀 구동에 간섭하지 않는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다 충전된 전기가 떨어지면 연료를 사용해 내연기관으로 주행, 방전 우려도 없다. 또 대용량 배터리 장착으로 일반 하이브리드(HEV)보다 전기 주행거리가 더 길다.

전기차의 경제성과 하이브리드의 이용 편의성을 두루 갖춘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가장 현실적인 미래차라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친환경차 파워트레인 중 가장 빠른 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약 220만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아이오닉 플러그인 주행 모습(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아이오닉 플러그인을 앞세워 올해 아이오닉 브랜드의 판매 목표를 3만대로 잡았다. 아이오닉은 지난해 저유가 환경에서도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3천749대, 하이브리드 7천399대 등 총 1만1천148대가 팔려나갔다. 특히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은 63.9%에 달한다. 올해는 전기차 공모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2천대가 신청됐다.

현대차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현대차 친환경 플랫폼의 완성이자 고객들의 친환경차 선택지를 더욱 넓혀줄 기대주"라며 "국가경제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곡점인 친환경차 대중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을 다음달 개장을 앞둔 경기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주변 일대에서 체험해 봤다. 시동을 걸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실내가 조용하다. 불이 들어온 계기판을 확인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는 지 알 수 없을 정도다.

LCD 계기판을 통해서는 속도, 연비, 연료와 배터리 잔량 등 다양한 정보를 깔끔한 그래픽을 통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계기판 중앙을 확인하니 934km의 주행가능거리가 표시돼 있다.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으로 달릴 수 있는 총 거리다. 서울에서 부산을 거뜬히 왕복하는 데 문제가 없다. 휘발유는 가득 주유된 상태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고효율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시 최대 46km를 전기 만으로 달린다. 하이브리드 모드를 포함하면 총 9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아이오닉 플러그인 실내(사진=지디넷코리아)

전기 모드로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동안 모터의 구동력 만으로도 힘들이지 않고 오르막 구간을 유유히 빠져나온다. 평일 오전인 관계로 차량 통행이 뜸한 직선 구간에 진입해 풀악셀을 밟자 거친 엔진음과 함께 100km/h까지 재빨리 치고 나간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가속 페달을 80% 이상 밟으면 엔진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현대차가 밝힌 바에 따르면 아이오닉 플러그인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6초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에는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 토크 15.0kg·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최고 출력 60.5마력(44.5kW 환산 시), 최대 토크 17.3kg·m의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이 탑재돼 최고 합산출력 141마력, 최대 합산토크 27.0kg·m의 힘을 발휘한다.

센터터널 하단에 위치한 HEV 버튼을 누르면 하이브리드 주행 모드로 바뀐다. 기어봉을 좌측으로 밀어붙여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 뒤 한층 거칠게 밀어붙이자 가속에 더 탄력이 붙는다. 높은 토크로 스트레스 없는 가속감을 즐기는 동안 이뤄지는 배터리 충전은 덤이다.

스티어링 휠 후면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로 운전 재미는 물론,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회생 제동 능력을 조절할 수도 있다. 연비 효율성이 높은 에코카와 자동차가 지닌 본연의 주행 즐거움을 동시에 잡아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내 정숙성은 고속 주행에서도 유지된다.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기존 아이오닉 차량의 개선 사안을 반영한듯 2열 헤드룸 공간은 다소 넓어졌다. 177cm의 기자가 앉았을때 한껏 여유롭지는 않아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아이오닉 플러그인 엔진룸(사진=지디넷코리아)

연비도 기대 이상이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휘발유 기준 20.5km/ℓ, 전기 기준 5.5km/kWh다. 동급 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날 출발지로 돌아와 체험을 마친 후 측정한 최종 연비는 33.9㎞/ℓ였다. 휘발유 잔량을 표기하는 그래프는 시승 전과 마찬가지로 가득차 있다.

약 15km 구간에서 이뤄진 짧은 시승인 만큼 크게 의미를 두긴 힘들다. 다만 이날 가속 성능을 테스트 하면서 다소 차량을 거칠게 몰아붙인 구간이 적지 않았다. 일상 주행에서도 20km/ℓ를 웃도는 연비는 무난할 듯 싶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에는 다양한 첨단 안전·사양도 탑재됐다.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등이 포함된 자동화 기반의 지능형 안전 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가 적용됐다.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통화, 문자, 음악 감상 등 다양한 컨텐츠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을 약 15km 주행한 뒤, 확인한 계기판의 평균 연비는 33.9㎞/ℓ다(사진=지디넷코리아)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가격은 N트림 3천230만원, Q트림 3천410만원이다. 정부 보조금 500만원을 받으면 N트림은 2천730만원, Q트림은 2천91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2천만원대에 손에 넣을 수 있는 유일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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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일반 판매에 들어간 경쟁 모델인 한국GM 쉐보레 '볼트(Volt)'의 가격은 3천800만원이다.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으면 3천157만원대에 살 수 있다. 단순 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제원상으로만 놓고 보면 배터리 주행거리는 볼트(89㎞)가 아이오닉 플러그인보다 우세하고, 총 주행거리는 아이오닉 플러그인이 볼트(676㎞)보다 약 230㎞ 이상 길다. 연비도 아이오닉 플러그인이 볼트(17.8㎞/ℓ)를 상회한다.

다음달 출시가 예정된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의 최대 주행거리는 1천30km다. 배터리 주행거리는 일본 기준 60km, 미국 기준 40km다. 유럽 NEDC 기준 복합연비는 23.0㎞/ℓ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북미 기준 판매 가격은 2만7천100달러에서 3만3천100달러(3천70만~3천75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3천270만~3천920만원)을 감안하면 소폭 인상돼 수입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