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임박’ 볼트 EV, 테슬라 열풍 잠재울까

3월 사전계약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 나서

카테크입력 :2017/02/24 15:21    수정: 2017/02/24 17:08

쉐보레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인천, 김포 일대에서 볼트 EV 시범 주행에 나서고 있다. 시범 주행에 나선 차량들은 위장막 없이 다니고 있다. 이미 차량이 지난해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에서 공개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홈페이지에 3월부터 볼트 EV 사전 계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전계약 시기는 테슬라의 국내 매장 2곳(스타필드 하남, 청담)의 오픈 예정 시기와 비슷하다.

당분간 볼트 EV는 국내 판매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383km)를 갖춘 모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볼트 EV의 경쟁 차종인 테슬라 모델 3가 내년 중순 이후부터 우리나라에 상륙될 예정이기 때문.

하지만 2018년 이후가 관건이다. 테슬라 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이 볼트 EV의 주행거리를 넘어선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모델 3의 주행거리를 345km로 표기했지만, 이는 기본 모델을 기준으로 한 주행거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4월 모델 3 발표회에서 “모델 3는 최소 345km를 주행할 수 있다”며, 향후 양산 모델 출시 때 주행거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쉐보레 볼트 EV (사진=한국GM)

■미국 판매 선전한 볼트 EV

현재 북미지역에서 판매중인 볼트 EV는 지난 두 달(12월, 1월) 판매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미국 전기차 판매 통계 분석 사이트 ‘이브이옵세션(EVObsession)’에 따르면 볼트 EV는 미국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상위 10개 판매 명단 중 5위에 올랐다.

볼트 EV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579대만 판매됐지만 올해 1월에는 1천162대로 12월보다 두 배 상승했다. 1위엔 테슬라 모델 S의 경우 미국에서 1천900대가 판매됐고, 쉐보레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볼트(Volt)는 1천611대로 2위,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은 1천366대로 4위다.

볼트 EV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지 약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닛산 리프(6위, 772대)의 월별 판매 기록을 꺾었다.

현재 볼트 EV는 캘리포니아, 오레건 주에만 판매되고 있다. 볼트 EV의 판매 가능 지역이 점차 확대되면 빠른 시일내에 월별 판매 선두에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GM 볼트 EV의 충전구는 차량 좌측 앞에 위치해있다. 이곳을 통해 완속 및 급속 충전을 시킬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판매가격, 서비스 등이 관건

볼트 EV의 시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전기차가 국내에서 성공하려면 한국GM 스스로 고객이 만족스러운 판매가격과 서비스 대책 등을 세워야 한다.

환경부가 올해초 공개한 전기차 보급사업 계획에 따르면 볼트 EV는 이미 정부의 전기차 보급 평가가 통과됐다. 충전이나 다른 기술적 요건이 충족돼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볼트 EV 판매 성공을 위한 기초 조건은 갖춰진 상태. 이제 남은 것은 한국GM의 볼트 EV 가격 정책 및 사후관리 등이다.

볼트 EV는 미국 현지에서 LT와 프리미어 트림으로 판매되며, 옵션 패키지를 제외한 판매가격은 LT 3만7천495달러(약 4천377만원), 프리미어 4만1천780달러(약 4천877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부가세 등을 포함하면 4천400만원~5천390만대 수준이다.

볼트 EV 국내 판매 모델은 미국과 달리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미국 판매 가격보다 싸게 판매한다는 한국GM의 가격 정책이 볼트 EV에 적용된다면, 소비자 실구매가는 최소 2천만대 후반에서 3천만원대 사이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10.2인치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인 볼트 EV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볼트 EV는 예상보다 넓은 뒷좌석 거주공간을 확보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끝나지 않은 모델 3와의 승부

볼트 EV는 향후 2년간 국내외에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상징적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다른 업체들이 장거리 주행 전기차를 양산하지 못하면, 볼트 EV 독주 체제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볼트 EV와 테슬라 모델 3 간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델 3 양산이 아직 시작이 안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오는 9월 모델 3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모델 3 판매가 북미지역에서 이뤄진 다음, 내년 하반기부터 모델 3의 국내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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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4월 모델 3 주행거리 소개에 “at least(적어도)” 표현을 썼다. 차량이 최소 한번 충전으로 345km 간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만일 테슬라가 모델 3용 고용량 배터리팩을 탑재시킨다면, 모델 3의 평균 주행거리는 볼트 EV(383km)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볼트 EV는 내달 17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전기차엑스포와 31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에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