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닮은 행성들이 돌고 있는 ‘트라피스트-1’

과학입력 :2017/02/23 12:42    수정: 2017/02/23 12:43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 7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IT매체 씨넷은 세계 천문학자들이 22일(현지시간) 지구와 비슷한 행성 7개가 하나의 별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는 ‘트라피스트-1(TRAPPIST-1)’ 시스템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행성 7개 중 적어도 3개는 액체 형태의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브라이스 데모리 교수는 “다른 곳에서 생명체를 찾는 우리에게 이 시스템은 최선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트라피스트-1과 그의 행성들 (사진= NASA/R. Hurt/T. Pyle)

작년 5월 해당 연구진들은 ‘트라피스트-1’이라는 왜성의 주위에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 3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작년에 발표한 논문의 후속 연구로, NASA의 스피처 우주 망원경 등에서 나온 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해 트라피스트-1을 돌고 있는 행성이 3개가 아닌 7개에 달하며 이들의 거리가 지구로부터 39광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벨기에 리에주 대학 미카엘 길론 교수는 “온대 지역에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7개나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고 컨퍼런스 콜에서 밝혔다.

트라피스트-1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의 크기를 비교한 사진 (사진= NASA/R. Hurt/T. Pyle)

트라피스트-1을 돌고 있는 7개의 행성은 부모 별과의 거리 순으로 트라피스트-1b, c, d, e, f, g, h라고 이름 지었다. 이 행성들의 공전주기는 태양계 행성들의 공전 주기보다 훨씬 짧아, 별

과 가깝게 붙어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트라피스트-1은 태양보다 훨씬 작고 온도도 낮기 때문에 행성들이 가깝게 궤도를 돌아도 온대 지역을 형성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길론 교수는 이 행성들이 목성 주위의 위성들과 아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는 목성의 인력 때문에 내부 마찰열이 발생해 얼음이 녹아 바다를 이루고 있다”며 “트라피스트-1 행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안쪽에 있는 트라피스트-1b, c, d에는 온도나 대기 조건 때문에 표면에 물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가장 바깥쪽의 트라피스트-1h는 거리가 너무 멀어 온도가 낮아 액체 형태의 바다가 형성되기 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트라피스트-1e, f, g 행성이 물이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라피스트와 주변에 있는 행성을 가장 유사하다는 목성과 목성의 위성와 비교한 사진 (사진= ESO/O. Furtak)

하버드 대학 데이비드 샤르보뉴 천문학과 교수는 이 행성이 외계 생명체를 조사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단계라고 말하며, 이 시스템이 외계 생명체 조사를 위한 아주 완벽한 대상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 행성이 지구처럼 암석화 되어 있다는 증거가 더 필요하며, 트라피스트-1이 아주 희미하게 빛나는 별이라는 점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낮춘다고 지적했다.

세계 천문학자들은 이번 발견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금 있으면 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유럽의 초대형 망원경(E-ELT)가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망원경들이 활동을 시작하면 이 행성들의 대기와 지표면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세히 추적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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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 행성들이 별과 너무 가까이 붙어서 공전해 촬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몇 달 내에 트라피스트 시스템에 대한 소식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