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뮤직 스타가 된 4인의 4색 비결

라온·제이플라·제니윤·셀프어쿠스틱 “끼와 용기”

인터넷입력 :2017/02/15 16:47

평범한 삶을 살았던 그들이 어떻게 수십만 명의 팬들을 거느리는 음악 관련 유튜브 ‘라이징 스타’가 됐을까.

유튜브에서 커버 음악(음악 분야에서 다른 사람이 발표한 곡을 따라 부르거나 악기로 연주하는 것)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크리에이터가 한 자리에 모였다. 누구보다 평범했던 그들이 여느 연예인 못지않은 글로벌 스타가 될 수 있었던 비법을 하나씩 털어놨다.

대단한 성공 스토리를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특별한 건 없었다. 단지 자기만의 재능과, 이를 보여주고자 실행에 옮긴 약간의 용기가 전부였다.

구글 유튜브는 15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구글캠퍼스에서 ‘음악으로 교감하는 월드 뮤지션 유튜브 뮤직 크리에이터’란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일본 음악을 노래하는 한국인 유튜버로 알려진 전직 치위생사 ‘라온’(본명 이라온) ▲유명 팝송을 재해석해 노래하는 ‘제이플라’(김정화) ▲바이올린과 안무가 더해진 댄스올린으로 주목 받고 있는 ‘제니윤’(윤은경) ▲직접 그린 그림을 활용한 스톱모션 영상과 자작곡으로 유명세를 탄 ‘셀프어쿠스틱’(김재섭, 김수진)이 참석했다.

김재섭(왼쪽 아래), 김수진(왼쪽 위),제니윤(가운데), 제이플라(오른쪽 위), 라온(오른쪽 아래)

■라온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었다”

먼저 성우가 꿈이었던 라온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녹음해 유튜브에 취미로 올렸고, 트위터에서 유명 유튜버의 추천을 받아 본격 크리에이터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유튜브 덕분에 취미가 직업으로 바뀐 경우다. 적지 않은 보수를 받던 치위생사도 최근 관뒀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진 유튜버들이 그의 영상을 보게 됐고, 현재 라온은 118만 명이 넘는 구독자수를 갖게 됐다. 유명 동영상은 나루토 오프닝 등이 있다.

라온은 “음악에 무지한 일반인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시작했다. 음악 크리에이터가 시작하려는 분들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해외 시청자가 많은 만큼 해외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국내 팬들로부터 인지도를 쌓는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이플라 “유튜브가 글로벌 뮤지션 데뷔 무대”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활동에 집중해 온 제이플라는 영국 유명 기획사와 앨범 발매 계약까지 체결한 작곡가 출신이다. 노래 가이드도 했는데 들국화 최성원의 권유로 유튜브에 자신의 커버송을 올렸고, 이게 큰 히트를 쳤다. 현재는 47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수가 모였다.

현재의 인기를 얻은 비결은 뛰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한 매쉬업(2개의 음악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만들어 올리는 일) 노래가 유튜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팝송을 주로 노래하다 보니 북미와 유럽 구독자들이 많이 모였고, 미국과 영국 기획사로부터 러브콜까지 받게 됐다.

제이플라는 “최근 해외 큰 기획사들은 유튜브를 보고 신인들을 많이 발굴한다. 운 좋게 나도 미국 할리우드와 영국에서 연락을 받았고 영국 기획사와 손을 잡아 올 상반기 앨범을 낼 계획”이라면서 “유튜브는 또 하나의 소중한 무대인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성공하기 위해서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고 조언했다.

■제니윤 “바이올린과 댄스 결합 통했다”

트와이스 ‘치어업’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댄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제니윤은 바이올린 전공자다. 방학 때 해외 친구를 사귀게 됐고, 부족해도 함께 종종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던 게 크리에이터 데뷔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해 현재 21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확보했다.

처음에는 노래와 영상의 싱크가 맞지 않아 어려움도 겪었고, 콘셉트 상 한옥 촬영이 필요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아 아쉬움도 많았다. 치어업 촬영 장소인 올림픽공원도 급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제니윤은 “많은 분들이 물어보고 상담을 요청하는데, 시청자들이 무엇을 더 좋아할까, 그리고 어떤 것을 통해 힐링을 얻고 싶은가를 생각하는 것이 성공 조건”이라며 “이런 생각을 갖고 노래나 영상을 올리면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셀프어쿠스틱 “개성 강한 노래와, 스톱모션 영상 인기”

셀프어쿠스틱은 음악을 전공한 김재섭 군과 김수진 양이 직접 작사, 작곡한 음악을 소개하는 채널이다. 통통 튀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그리고 직접 그린 그림을 활용한 아기자기한 스톱모션 영상이 이 팀의 인기 비결이다.

‘과일로 고백하는 노래’와 ‘초간단 스톱모션 만들기’ 콘텐츠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10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 중이다.

김수진 양은 “맛있게 먹었던 음식, 좋았던 경험 등 일상생활 가사로 표현하는데 이 덕분에 방송에서 우리의 노래가 종종 나왔다”며 “앞으로는 영상 전문 크리에이터들과 합작으로 다른 콘텐츠 제작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악플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구독자 수가 많아지는 만큼 팬층도 두터워지지만, 이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인기 크리에이터들은 악플과 안티팬들을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먼저 라온은 “온라인에서 일하다 보니 악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팬이 많아지다 보면 악플도 정비례로 늘어난다”며 “신고를 하거나 차단도 하지만 악플은 왕관의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견뎌야 하는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머지 크리에이터들은 악플을 신경쓰지 않거나 신고를 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악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해외 팬들이 많다 보니 아랍어와 같이 알아보기 힘든 언어 중 악플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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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플라는 “악플이 거의 없다. 알아보는 언어는 악플이 없는데, 다른 언어 중에는 악플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제니윤도 “악플에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다. 신고하고 차단한다”며 “아럽어나 태국어 댓글 중에는 악플이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