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특혜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나스닥 진출 더 원했었다"

삼성측 "특혜 전혀 없다"...바이오시밀러 세계 1위 도전

과학입력 :2017/02/14 08:39    수정: 2017/02/14 08:43

최경섭 기자

상장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특혜는 없었다"며 "오히려 회사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더 선호했지만 한국거래소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요구해 국내 상장을 하게 된 것"이라고 재차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별검사팀은 최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상대로 한 조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도와줬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의 압력으로 금융위 산하 한국거래소가 지난 2015년 11월에 유가증권 상장 규정을 개정해 이전까지 3년 연속 적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가능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참여연대 회원 등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정부의 조직적인 특혜가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오히려 나스닥 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특혜 의혹에 대해, 삼성은 물론 바이오 업계에서는 본말이 전도됐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상장을 적극적으로 원해 정치적 특혜를 이끌어 냈다기 보다 오히려 미국 나스닥 사장을 원하던 삼성 측이 국내 증권시장과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국내 상장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상장요건 개편도 삼성을 지원하려는 의도보다 국내 거래소 시장에서는 성장성이 있음에도 적자기업이라는 이유로 상장이 불가능했던 폐단을 개편한 것으로,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상장 특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국내 상장 의사를 확정한 것도 지난해 4월 이후의 일로 그 이전 까지는 나스닥 상장을 고려중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은 상장특혜 의혹과 관련해 "코스피 상장 규정 변경 전에도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은 가능했고 코스피 상장으로 인한 추가 혜택은 없다"며 "상장을 하게 된다면 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우선 고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삼성측은 그럼에도 거래소의 지속적인 권유와 국민들의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난해 4월 이사회에서 코스피 상장 추진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도 “당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나스닥으로 가는 분위기 였다”면서 “정작 그 방향을 튼 것은 국내 거래소나 투자가들이었다”고 평가했다.

■바이오시밀러 세계 1위 도전

삼성은 지난 2010년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5대 신수종 사업의 일환으로 바이오의약 사업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제조기업이고, 삼상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R&D 기업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 신약에 비해 연구개발 기간이 짧고, 성공률도 높아 경제성이 큰 의약품으로 평가받는다.

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참석자들이 발파식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특히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세계 바이오시밀러 선두권 대열에 합류했다.

설립 2년만에 첫 생산에 들어간 이후, 단숨에 세계 3위 기업으로 도약했고, 인천 송도에 건설중인 제3공장이 완공되는 오는 2018년에는 글로벌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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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분석&컨설팅 기업인 프로스트&설리번(Frost&Sullivan)에 따르면, 전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6년 약 80억 달러에서 매년 40~50% 성장해 오는 2019년에는 3배인 24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특혜와 실적부진이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 상반기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돼 국내 바이오 업계를 대표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