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브레인, 어떤 AI 기술 주력할까

자연어 처리-개인화-이미지 인식 3종세트 유력

인터넷입력 :2017/02/10 08:57    수정: 2017/02/10 14:46

손경호 기자

카카오는 어떤 인공지능(AI) 기술에 주력하게 될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접 지휘하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지난 1일 법인 등록했단 깜짝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 회사가 어떤 AI 기술을 개발하게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은 많지 않다. 카카오의 여러 생활 서비스 중 AI가 필요한 분야에 기술을 개발해 적용한다는 계획 정도다. 초기 자본금 200억원 규모다.

과연 카카오브레인은 어떤 AI 기술에 주력할까? 카카오 주요 서비스와 AI 관련 기술 트렌드를 토대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뽑아봤다.

10일 AI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가 보유한 머신러닝 관련 기술은 크게 2가지 정도다. 스마트폰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다음검색창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성인식(뉴톤) 및 음성합성(뉴톤톡) 기술과 모바일 다음뉴스, 카카오채널탭에 적용된 개인 맞춤형 뉴스 추천시스템인 '루빅스'가 그것이다.

■ 자연어 처리/이해할 수 있게 되면...

이중 음성인식/합성 기술에서는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고 반대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는데 머신러닝이 쓰인다. 카카오는 2014년 1월부터 음성인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사람의 뇌 구조를 본따 기계를 학습시키는 딥러닝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제 서비스에 활용되는 단계는 아니다.

구글홈, 아마존 에코에 이어 국내 SK텔레콤 누구, KT기가지니, 네이버스피커 등이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가정 내에 필요한 여러가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핵심은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음성인식 자체보다도 뒷단에서 상대방이 어떤 의도로 말을 했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해법을 내놓는 데 필요한 자연어 이해/처리다.

카카오브레인이 이러한 뒷단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적용하면 스피커든 카카오톡 채팅창이든 사용자에게 진짜 개인비서처럼 맞춤형으로 필요한 업무를 대신해 줄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오늘 날씨 어떠냐" "오늘 일정이 뭐가 있냐"는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단 얘기다.

이를테면 "날씨가 흐린데 일정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란 질문에 "그 일정은 나중에 해도 되니까 취소하는게 어떠세요?"라고 거꾸로 제안해 줄 정도로 기술수준이 올라가게 된다.

자연어 이해/처리 기술을 카카오 플러스 친구를 통해 여러 기업들이 서비스 중인 챗봇에 적용하면 맞춤형 상품추천을 보다 정교하게 만드는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채팅창을 통해 금융상품을 추천받거나 고객대응업무를 수행하는 금융봇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카카오브레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 개인화-맞춤형 추천에 AI 이식하나

카카오와 합병하기 전 다음은 '미디어다음'을 운영하면서 뉴스 콘텐츠 품질을 높이는데 공을 들여왔다. 그 결실 중 하나가 루빅스다. 루빅스는 개인마다 다음앱에 접속했을 때 서로 다른 뉴스를 배치해주는 역할을 했다.

전문 에디터들이 주요 뉴스를 선별하는 대신 머신러닝을 통해 자동화된 방법으로 사용자 성향과 행동방식을 분석해 맞춤형 뉴스를 표시해 준다. 이 기술은 현재 다음앱과 모바일 다음, 카카오톡 채널탭 등에 적용됐다.

카카오 블로그에 따르면 루빅스는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를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선별해 보여준다. 블로그는 "사용자가 어떤 정보에 관심을 가질까에 대해 사용자 개인의 콘텐츠 소비 성향과 사용자 집단의 특징을 판단, 이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노출시켜 준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분석 알고리즘이 동시에 활용된다.

카오브레인은 이러한 개인화, 맞춤형 추천 기술을 보다 지능적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이미지 인식, 선발주자 따라잡기 나설까

구글, 페이스북, 핀터레스트와 국내 네이버, 11번가 등이 활용하고 있는 이미지 인식 기술도 국내외 경쟁사와 대응하기 위해 카카오가 갖춰나가야할 기술 중 하나다.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석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면 사용자의 선호도를 보다 정확히 파악해 유사한 상품을 추천해 줄 수 있다. 그게 아니라도 카카오톡에 도입된 샵검색에서 이미지 검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사용자가 찾고 싶어하는 이미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카카오브레인이 관심을 가질만한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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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앞으로 채널탭에서 구글,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맞춤형 광고 혹은 광고성 콘텐츠를 올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이런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도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카카오는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는 2분기에 카카오브레인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