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땡큐" 트윗으로 삼성에 美 투자 압박?

보도 인용 기정사실화…삼성은 "확정된 것 없다"

홈&모바일입력 :2017/02/03 16:22    수정: 2017/02/03 16:26

정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 공장 설립 검토 소식에 "고맙다"고 화답하면서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미국 내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전자가 미국 내 생활가전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와 함께 "삼성전자에 고맙다"며 "우리는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 공장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보도에는 구체적인 위치나 투자금액 등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들에게 미국 내 제조공장을 설립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 공장 설립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선수를 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신규 투자를 검토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지금까지 17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이미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전자가 미국 내 생활가전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와 함께

앞서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도 지난달 CES 2017에서 "미국은 큰 시장이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경우 멕시코 티후아나와 게레타로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북미자유무역협장(NAFTA) 재협상을 통해 멕시코산 제품의 대해 3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하면서 삼성전자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내 생산 체제를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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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중에서는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5년 간 미국에 31억 달러(약 3조6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의 경우 상반기 중 미국 공장 건설 여부를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