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규모와 효율→혁신과 유연성"

"과학기술 분야 창의성 일깨우는 사회 시스템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7/02/01 15:33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창의성을 일깨우는 사회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규모와 효율을 강조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과 유연성 중심의 소규모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한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성장로의 활주로' 포럼에서 한국과학기술원 임대식 교수와 벤처기업 퓨처플레이의 황성재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해법을 이같이 제시했다.

이에 앞서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을 맡고 있는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의 기로로 들어서고 있다”며 “개별 국가와 지구촌을 어떻게 변화시킬 지 예측이 어려운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열릴 것인지 도전을 맞이하게 될 것인지 달려있다”고 말했다.

■ “창의적 과학기술 발전 토대 마련돼야”

지난해 한국과학상을 수상한 임대식 학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강대국,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힘은 인종의 차이가 아니라 과학기술과 과학기술 발전을 이끄는 사회 시스템”이라며 “우리는 이제 과학기술 발전을 발판으로 삼은 4차 산업혁명의 변화 물결을 피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이 양적 성장은 해왔지만 질적 성장에는 한계를 맞았고 2010년 이후 산업화 시대에서나 통할 국가주도 방식의 겉보기 정책은 창의적인 과학기술 역량을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총, 균, 쇠>라는 유명 저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책이 이야기한 무기, 병균, 금속에서 나왔던 과거 강대국 힘의 원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의적인 과학기술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문제점을 분석해 과학기술 창의성을 일깨우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야만 혁신적인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저성장 늪과 지금의 산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대식 교수

■ “혁신과 유연성 중심의 소규모 전략 갖춰야”

임 교수에 이어 벤처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낸 황성재 퓨처플레이 공동설립자는 더 이상 규모와 효율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혁신과 유연성 중심의 소규모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황성재 대표는 “한국은 반세기 만에 최빈 국가에서 선진국 반열에 도약했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개방된 융합 산업 시대에는 (한국이 발전을 이끌어왔던) 추격자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슈퍼셀, 우버, 에어비엔비와 같은 해외 기업을 들었다.

임직원 100명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선 모바일 게임 개발사나 물리적인 차량이 한 대도 없는 우버가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고 건물 한 채 없는 에어비엔비가 힐튼보다 가치가 높은 부동산 기업이 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업들은 과거 한국 사회의 발전에서 볼 수 있던 규모와 효율을 갖추지는 않았다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 환경은 클라우드란 개방 플랫폼을 기반으로 창업 환경이 매우 빨라졌고 비용도 줄었다”며 “더 이상 혁신을 위해 큰 비용과 규모는 필요없게 지금과 앞으로의 창업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교육시스템 ▲혁신이 가능한 법률시스템 ▲지식재산권을 중요시하는 사회 풍토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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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람이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는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면서 “벤처캐피탈 시행법이나 드론, 사물인터넷 등을 보면 관습적 규제가 대부분인데 원칙금지의 포지티브 규제에서 원칙허용의 네거티브 규제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지식재산권 인식이 높아졌지만 기술료는 미국과 비교해 10% 정도로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며 “제조산업 혁신으로 디자인과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