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새해 고민…“AI 전문가 어디 없소”

전담조직 본격화…국내 전문인재 채용 힘들어

방송/통신입력 :2017/01/30 15:23    수정: 2017/01/31 09:38

지난해 알파고 쇼크가 여전히 가시지 않은 가운데 국내 ICT 업계가 인공지능(AI) 사업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플랫폼 주도권 전쟁이 한창인 글로벌 업계와 비교해 한발 뒤처진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도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AI 신사업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특히 통신사들이 네트워크와 모바일 가입자 기반으로 AI 사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인공지능(AI) 전담 조직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 이통사 AI 조직 키우기 잰걸음

AI 시대를 두고 통신사 가운데 SK텔레콤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사업 타당성도 확신하지 못한 상황에서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를 시작으로 가시화된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담조직 구성도 앞섰다. 지난해 10월 회사 최연소 임원인 김지원 상무(32세)를 영입한 뒤 AI 조직인 T브레인을 구성하고 인재를 추가 영입 중이다. 종합기술원 산하 미래기술원 외에 각 사업 부문의 서비스 별로 퍼져있는 AI 인력 외에 별도 조직을 갖추고 본격적인 연구에 나선 것이다.

KT는 융합기술원에 퍼져있는 AI 개발자와 별도로 올해 신년 조직개편을 통해 ‘AI 테크센터’를 신설키로 했다. 기가지니 서비스 출시를 시작으로 신규 서비스 개발과 KT 기존 사업의 지능화 적용을 위한 조직이다.

KT 융기원 서비스연구소에 설치된 AI테크센터는 설 연휴 직전까지 전략수립, 자연어처리와 통번역, 병렬처리, 음성 및 영상 인식 분야 인력을 채우기 위해 사내 모집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FC 부문 내에 AI 서비스 사업부를 만들었다. 특히 최근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AI 전문가를 모시기 위한 채용공고를 냈다. 지난해에 이어 유사한 채용이지만, 올해 들어 AI 각 분야를 구체화시켰다는 평가다.

■ AI 전문가 모시기, 하늘에 별 따기

통신사들이 저마다 기존 서비스 고도화와 신규 사업을 위해 AI 전담조직을 갖추고 있지만 전문적인 인재를 꾸리는데 결코 쉽지 않다는 속사정을 토로하고 있다.

당장 국내에서 적절한 인재를 모시는 것 이전에 찾는 것부터 어렵다는 이야기가 연이어 나온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누적된 빅데이터 기반 딥러닝 전에 초기 데이터를 청각정보(음성인식) 또는 시각정보(이미지인식) 등 두가지가 대표적”이라며 “국내에서 이미 나온 서비스나 출시 예정이 서비스들이 음성인식에 치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이미지 기반 딥러닝을 다룰 컴퓨터 비전 전문가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글이 오픈소스로 내놓은 텐서플로 경력자를 찾으려고 해도 국내에는 찾기조차 힘들고 그나마 있는 몇 명이 네이버랩스에 가장 많이 간 것으로 파악되지만 역시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AI가 해외에서도 유망 산업인 터라 미국 현지 중심의 글로벌 기업에 수요가 몰리고 LG유플러스가 해외에서 채용을 낸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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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당장 수급할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에 AI와 분야가 조금만 밀접한 교수라면 대부분 딥러닝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지만, 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들이 배출되기 전까지는 AI 발전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해외 기업을 쫓아가기에 역부족”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