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만든 맥주는 무슨 맛일까?

달 탐사 로봇 보내는 印 스타트업이 아이디어 경연 열어

과학입력 :2017/01/30 10:52    수정: 2017/01/30 11:12

손경호 기자

우주에서도 맥주를 만들 수 있을까?

재미난 발상 정도로만 보이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진짜로 실행해 보겠다는 연구팀이 미국에서 등장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소재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학생들이 달나라에서 우주맥주 만들기를 시도한다.

오는 12월28일 달 탐사 로봇을 쏘아올리게 되는 인도 스타트업 팀인두스는 자신들과 함께 달에서 각종 실험을 수행할 아이디어를 가진 팀을 선발하기 위해 '랩2문(Lab2Moon)'이라는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 규칙에 따르면 참여 팀들은 코카콜라캔 크기의 작은 공간 안에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집어넣어야한다. 무게는 250g 이하로 낮춰야하고, 팀인두스와 통신을 위해 온보드 컴퓨터와 연결을 유지해야한다.

달에서 우주맥주를 만들기 위한 장치. 발효되지 않은 맥주, 효모를 분리해서 넣은 뒤 이들을 섞어서 맥주를 만들 수 있는지 테스트한다.(사진=팀 오리지널 그래비티)

총 3천여개 팀이 경연에 참여해 경쟁을 벌인 끝에 오는 3월13일 25개 팀이 결승을 치르게 됐다. 여기에 포함된 팀 중 하나가 우주맥주 만들기에 나선 '팀 오리지널 그래비티'다.

팀 오리지널 그래비티로 참여한 UC샌디에이고 학생들은 발효되는 효모가 달에서도 살아남아 맥주를 만들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들의 아이디어는 단순히 재미난 실험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우주에서도 맥주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지구 밖에서도 음식이나 각종 유용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팀은 "우주에서 어떻게 효모가 반응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맥주를 만드는 일 뿐만 아니라 의약품을 개발하거나 효모가 포함된 빵과 같은 다른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팀 오리지널 그래비티는 기존 효모 발효기를 본따 콜라캔 크기 공간에서 쓸 수 있는 발효 맥주 제조기를 만들었다. 가장 위쪽 공간에는 발효되지 않은 맥주를 채운다. 두 번째 공간에는 효모를 채운다. 그 다음으로 우주 공간에서 두 가지가 서로 섞이면서 효모가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발효되기 시작하면 두번째 밸브가 열리고, 효모가 바닥에 가라앉는다. 이런 방식으로 발효된 맥주만 따로 분리해 낼 수 있다.

구글 루나X프라이즈를 통해 달 탐사선을 개발할 기회를 얻게 된 팀인두스는 자신들과 함께 달에서 각종 실험을 할 참가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랩2문이라는 경연대회를 열었다.

이러한 경연대회를 열고 있는 팀인두스는 구글 루나X프라이즈가 지원하는 달 탐사 5개 팀 중 하나로 선정됐다. 루나X프라이즈는 저비용으로 개발한 달 탐사로봇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테스트하는 대회다. 여기에는 팀인두스 외에 스페이스IL(이스라엘), 문익스프레스(미국), 시너지문(국제팀), 하쿠토(일본) 등이 포함된다.

관련기사

이들은 구글이 제시한 미션을 수행한다.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안착해야하며 500미터 이상을 움직이면서 고해상도(HD) 동영상, 이미지를 지구에 전송해야한다.

팀인두스는 구글의 도움으로 달에 로봇 탐사선을 띄울 수 있게 된 기회를 활용해 여러가지 다른 아이디어를 우주에서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랩2문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