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발화, 美·獨기관도 삼성과 동일결론

눌림·비정상 융착돌기·얇은분리막 등 배터리결함

홈&모바일입력 :2017/01/23 14:41    수정: 2017/01/24 09:39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잇따른 발화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소손 원인에 대해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내렸다.

삼성전자의 자체적인 조사와 더불어 독자적인 발화 원인 분석을 진행해왔던 글로벌 시험 인증 기관들도 삼성전자와 동일한 결론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 개월 간 대규모 테스트 설비를 구축하고 사용자 조건과 유사한 환경 하에서 충방전 테스트를 통해 소손 현상을 재현하고 원인 분석을 진행한 결과 갤럭시노트7에 탑재된 삼성SDI와 ATL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발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해외 전문기관들의 분석 결과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모아졌다.

삼성전자는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UL, 엑스포넌트(Exponent), TUV 라인란드 등 해외 전문기관을 통해서도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UL의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사지브 지수다스 사장, 엑스포넌트의 수석 연구원 케빈 화이트 박사, TUV 라인란드 홀거 쿤츠 부사장이 참석해 각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안전인증 회사인 UL은 제품 단에서 노트7 소손과 연관된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으며, A사(삼성SDI) 배터리는 위쪽 코너에 눌림 현상과 얇은 분리막이 배터리 내부 단락을 발생시키는 것이 소손 유발 요인으로 분석했고, B사(ATL) 배터리에 대해서는 비정상 융착돌기, 절연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의 조합이 배터리 내부에서 단락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지브 지수다스 UL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사장은 “배터리 디자인 상에서 분리막이 얇아지면서 제조 결함에 대한 내성이 감소되는 영향이 있고 전력 밀도의 상승도 배터리 소손 정도를 강화시킬 수 있다”면서 “소손의 주요 메커니즘은 절연테이프 미부착, 탭 상이 날카로운 돌기, 얇은 분리막의 세 가지 요인이 결합돼 음극 탭과 양극 간 외부 단락을 발생시켰을 가능성이 있으며 배터리 디자인 및 제조 공정 이슈가 노트7 소손을 유발했다는 것이 저희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사지브 지수다수 UL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사장이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미국 과학기술 분야 분석 전문 기관 엑스포넌트도 제품 전반에 걸친 상세한 분석을 진행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석에서는 소손과 관련 있는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사(삼성SDI) 배터리는 음극탭 부위 젤리롤 코너의 눌림 현상을 소손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으며, B사(ATL) 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을 내부 단락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케빈 화이트 엑스포넌트 박사는 “A 제조사의 경우 셀의 음극탭에서 가까운 말려진 가장자리 부분에서 나타난 손상이 발열의 원인일 가능성을 찾아냈으며 동일한 종류의 손상이 시료에서 발견됐다”면서 “A제조사의 배터리를 회수하는 결정이 충분히 이해된다”고 말했다.

엑스포넌트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갤럭시노트7 회수 결정이 내려진 이후 이를 대체하는 ATL 배터리에 대한 분석도 의뢰를 받았다. ATL 배터리의 경우 삼성SDI와 동일한 파우치형 설계로 인한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초기 조사 이후 새로운 형태의 제조 공정 상에 결함이 발견됐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검인증 기관 TUV 라인란드는 배터리 물류 시스템과 폰 조립 공정 운영 상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TUV 라인란드는 심사한 스마트폰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에서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TUV라인란드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수송 조건을 실험실 조건에서 시뮬레이션 했다.

홀거 쿤츠 TUV 라인란드 부사장이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TUV 라인란드 홀거 쿤츠 부사장은 “베트남 조립 라인과 한국에 있는 주 제조라인을 분석한 결과 취약성과 관련한 우려 사항이나 기타 가시적으로 배터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창고와 조립 라인 사이에 수송 과정에서 안전성이 변화하는지 여부를 체크하기 위해 중국과 베트남 간의 수송 경로 상 다섯 개 지점에서 150개의 시료를 체취해 검사한 결과 스트레스를 가했음에도 관련 안전기준을 통과해 안전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캠브리지대학교 클레어 그레이 박사, 버클리대학교 거브랜드 시더 박사, 스탠포드대학교 이 추이 박사, 아마즈 테크컨설팅 CEO 토루 아마즈쓰미 박사 등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위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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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브랜드 시더 박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이 진행한 조사는 전례가 없는 규모로 이렇게 큰 규모 배터리 조사ㅏ 진행되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삼성은 원인 규명을 위해 수십 만개의 배터리 셀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했고 이를 통해 문제를 잘 파악했다”고 평가했다.

이 추이 박사도 “삼성이 진행해온 원인 분석 및 결론이 삼성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배터리 안전성을 전반적으로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