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이끈 줄리안 어산지 "미국행 티켓 아직 유효"

인터넷입력 :2017/01/22 12:38    수정: 2017/01/22 13:09

손경호 기자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의 기밀문서를 공개해 온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 창설자인 줄리안 어산지가 자신의 신변안전이 확보된다면 미국으로 가서 법무부와 각종 논란에 대해 담판을 짓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사기밀문서를 유출시켜 위키리크스에 넘긴 혐의로 2010년 감옥에 수감돼 2013년 재판에서 35년형을 선고 받았던 첼시 매닝의 형을 28년 감형시킨다는 결정을 발표한 뒤 재차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라크전에 파병됐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은 이라크전을 다룬 70만건의 군 기밀문서, 외교문서 등을 위키리크스에 넘겼다. 이를 통해 2007년 이라크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 민간인들과 2명의 로이터 통신 기자들까지 사살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전쟁의 참상이 알려지게 됐다.

영국 런던 소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모습을 드러낸 위키리크스 창설자 줄리안 어산지.

이후 남성이었던 브래들리 매닝은 감옥에 수감된 이후 자신의 성정체성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첼시 매닝으로 이름을 바꾼다. 약 7년을 복역한 매닝은 오는 5월17일 출소할 예정이다.

매닝이 건넨 기밀자료를 위키리크스에 올렸던 줄리안 어산지는 2012년부터 영국 런던 소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체류해왔다. 그는 스웨덴에서 강간혐의를 받아 당국으로부터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았으나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면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대신 트위터를 통해 첼시 매닝의 형을 줄여주고, 자신의 신변에 대한 안전이 확보된다면 미국에 방문해 여러가지 논란, 의혹에 대해 말할 용의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7일 매닝의 감형 결정을 발표하면서 "어산지의 제안은 매닝에 대한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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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닝 감형 결정 소식이 전해진 뒤 현지시간으로 19일 어산지는 화상채팅서비스인 페리스코프를 이용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법무부와 만나 옳은 방법이 뭔지에 대해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미국 법무부가 나에 대한 혐의를 거두거나 범죄인 인도 혹은 비밀리에 유지해 온 어떤 종류의 혐의에 대해서도 공개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권리나 신변이 보호되는 선에서 미국에 방문할 의지가 있다는 사실을 재차 내비친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그가 정부 문서 공개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의 수사에 직면한 상황에서 내놓은 세번째 입장이다. 처음에 그는 미국에 방문해 관련 내용에 대해 말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후 자신의 담당 변호사를 통해 발언을 철회했다가 다시 자신의 미국 방문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