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PC브라우저에 모바일DNA 담아…'네온' 공개

"웹은 문자→사진·영상 됐는데…브라우저, 20년째 그대로"

컴퓨팅입력 :2017/01/16 10:58

브라우저 개발회사 오페라소프트웨어가 실험적 아이디어를 선보일 새 데스크톱 브라우저 '오페라 네온(Neon)'을 공개했다. 이걸로 오페라 정식판에 담길 신기능을 빠르게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무료 가상사설망(VPN) 서비스와 광고 차단기(ad-blocker)를 품어 눈길을 끌었던 데스크톱 브라우저가 지금보다 더 빨리 혁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주 노르웨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완전히 다른 접근방식을 취한 데스크톱 브라우저로 오페라 네온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오페라 네온은 윈도 및 맥 환경에서 돌아가는 버전으로 제공된다. 기존 오리지널 오페라 브라우저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그 정식판에 담아낼 실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장으로 묘사됐다.

[☞참조링크: Opera Neon: Could this be the future of the desktop browser?]

2017년초 공개된 신형 데스크톱 브라우저 '오페라 네온(Opera Neon)' 소개영상 스크린샷.

개발사의 장기적인 비전은, 데스크톱을 쓰기 전부터 스마트폰 사용을 경험하는 세계 각지 젊은이들 수요를 공략하는 걸로 요약된다.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을 표준적인 브라우저 경험으로 삼고, PC 모니터나 컨버터블 기기 및 모바일기기 결합형(컨버지드) 기기처럼 큰 화면은 그 나중 경험으로 얻는 사람들을 오페라의 미래 사용자로 끌어들인다는 뜻이다.

크리스티안 콜론드라 오페라 브라우저사업 총괄 임원은 이런 데스크톱 및 컨버터블, 컨버지드 기기와 사용자를 위한 브라우저에 대한 관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5년 안에 그런 브라우저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웹페이지는 텍스트에서 이미지와 비디오(위주)로 바뀌면서 모바일에 적응했지만, 브라우저는 지난 20년간 대동소이하고 별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페라 네온의 기반은 구글 블링크(Blink)다. 이는 기존 오페라와 같다. 차이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서 두드러진다. 네온의 UI는 일단 사용자 PC 바탕화면을 메인 UI에 보여 주되, 즐겨찾기로 등록한 웹사이트를 아이콘 형태로 표시하고 그 위쪽에 큼직한 구글 검색 상자를 배치한 모양새다.

브라우저에서 '탭(tab)'이 안 보인다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탭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게 아이콘이다. 모바일 앱을 선택하듯 아이콘을 건드리면 해당 사이트를 띄워 준다. 이렇게 만든 배경도 결국 젊은 사용자층의 성향을 반영한 결과다. 이들은 모바일 기기를 쓸 때 아이콘을 옮기고, 지우고, 폴더에 집어넣는다.

콜론드라는 "우리는 만일 사용자가 사물을 물리적으로 다루듯이 웹페이지도 다룰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 봤다"며 "오페라 네온을 쓰면 여러분은 웹페이지를 끌어다놓거나 주위에 옮기거나 화면을 갈라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UI는 시각적인 익숙함을 넘어 터치스크린 조작에도 더 알맞다. 네온이 대응하는 최신 윈도10은 PC와 태블릿을 모두 겨냥한 운영체제다.

네온의 화면 왼쪽에는 비디오플레이어, 다운로드 관리자, 이미지갤러리, 스크린샷 도구 버튼이 놓였다. 이 브라우저는 화면분할 모드, 유튜브에서 작동하는 '팝아웃 비디오' 기능을 지원한다. 팝아웃 비디오는 지난해 오페라 데스크톱 베타 버전으로 첫선을 보였는데 역시 젊은 사용자층의 호응을 얻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콜론드라는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일부를 정식 (오페라) 브라우저에 가져오려고 한다"며 "몇주에서 몇달에 걸쳐 이런 기능을 우리의 메인 브라우저에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는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에서 오페라의 위상은 이전부터 강하지 않았지만, 이젠 5위권 자리에서도 밀려나면서 더욱 약화됐다. 넷마켓셰어 통계 기준으로 2016년 12월 세계 점유율을 보면 1위는 55.8%를 차지한 크롬, 2위는 21.7%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 3위는 11.9%인 파이어폭스, 4위는 5.2%인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5위는 3.6%인 사파리다. 오페라는 점유율 1.8%로 묶인 '기타'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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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페라소프트웨어 측은 독립적인 브라우저 개발업체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 나름대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에는 다른 대형 브라우저 개발업체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무료 VPN 접속 서비스와 광고차단 기능을 자체 제공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터치스크린 대응을 비롯해 모바일 기기 사용자를 고려한 UI를 탑재한 실험적 브라우저 개발 계획도 그 연장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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