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배송대행 '몰테일'은 어떻게 성공했나

"역직구서 해외직구로"…코리아센터닷컴 창업스토리

인터넷입력 :2017/01/15 11:59    수정: 2017/01/16 10:18

손경호 기자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연말 쇼핑 대목에 미국 아마존닷컴이나 해외 유명 브랜드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일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다. 이 때문에 국내서도 몇 년 새 해외직구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가 여럿 등장했다.

그 중 코리아센터닷컴 자회사인 메이크샵앤컴퍼니를 통해 운영하는 몰테일의 창업스토리는 흥미롭다. 본래 1999년 향수전문 온라인 쇼핑몰 '코리아센터'로 시작한 이 회사는 이듬해 업종을 완전히 바꿔 창업자들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 구축해주는 '메이크샵'을 서비스하는 '코리아센터닷컴'으로 변신한다.

그 뒤 2009년부터 내놓은 해외배송대행서비스가 '몰테일'이다. 재밌는 점은 창업 9년만에 시작한 이 서비스가 현재 기존 메이크샵 대비 약 2배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메이크샵이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으로 발전해 왔다면 몰테일은 국내서 비싸게 살 수밖에 없는 해외상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창구로 발전해 왔다. 국내 상품들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게 돕는 역직구를 목표로 했다가 해외직구까지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코리아센터닷컴이 올린 전체 매출 1천140억원 중 메이크샵은 370억원, 몰테일은 770억원을 차지했다. 2015년에 각각 350억원, 650억원 매출을 올렸다. 메이크샵 이후 8년 만에 오픈한 몰테일의 최근 성장세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

■향수 쇼핑몰서 쇼핑몰 창업 지원 플랫폼, 해외직구까지

11일 서울 구로동 소재 사옥에서 만난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는 1999년 당시 향수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이유에 대해 "향수의 경우 부피도 작고, 유통기한도 길고, 브랜드 제품이다보니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만해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향수를 판다는 것 자체가 이슈가 돼 인터뷰도 여러번 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초기 3개월 간은 고생도 많이 했다. 지금이야 클릭 몇 번만 하면 뚝딱 쇼핑몰 사이트를 만들 수 있었지만 17여년 전에는 개발자 뽑기가 하늘에 별따기 였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사이트를 손쉽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솔루션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창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0년 김 대표가 코리아센터닷컴으로 사명을 바꾸고, 메이크샵이라는 솔루션을 내놓게 된 이유다.

몰테일 서비스가 나오기까지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메이크샵으로 일본에 안착한 이 회사는 미국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지만 환경이 만만치 않았다. 현지 사무실까지 갖췄지만 실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렇게 마련한 사무실은 당시 미국발 경제위기에 따라 현지 제품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이곳의 상품들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송되도록 대행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초기에는 아이패드 등을 판매했으나 이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TV까지 절반가격에 직구로 구매하는 이들이 늘면서 몰테일이 급격히 성장하게 됐다.

이후 현지 배송대행지 역할을 하는 물류센터를 미국 동부 뉴저지, 델라웨어, 서부의 LA 인근 가디나, 중국 상해, 일본 도쿄, 독일 프랑크프루트 등에 개설하면서 해외배송대행서비스 확장에 나선다.

몰테일은 2015년 현지 상품기획자(MD)들이 직접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만한 상품을 올리고 결제부터 배송, 상품에 하자가 없는지까지 검수해주는 '테일리스트'와 지난해 1월에는 독일을 시작으로 미국 아마존닷컴, 이베이를 시작으로 현지 마켓에서 상품을 검색한 뒤 해당 웹페이지 URL주소를 별도 사이트에 입력하면 배송대행, 검수까지 한번에 지원해주는 '바이씽'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한번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북유럽 오리지널 제품 국내에 들여올 것"

코리아센터닷컴은 올해 몰테일의 저변확대에 나선다. 이를 위해 북유럽이나 프랑스 등 지역에서 품질 좋은 중저가 아이템들을 국내 소비자들이 만나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해외 각지에 마련된 물류센터의 경우 이제는 어느 정도 안착했다고 보고 있다"며 "영국센터를 올해 안에 구축하는 것과 함께 소비자들이 북유럽이나 프랑스 등으로부터 여러가지 좋은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왜 북유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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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북유럽 스타일이 대부분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 등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이 많았다"며 "때문에 실제 북유럽 브랜드가 거의 안 알려져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보다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가 유럽쪽 감성과 맞는데다가 대대손손 오리지널 제품을 만들어 온 곳들이 많다는 점에서 국내에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