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판매자는 애플일까, 개발자일까

美 항소법원 "애플이 직접 판매자" 판결 화제

홈&모바일입력 :2017/01/13 17:43    수정: 2017/01/13 21:2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과연 앱스토어에서 앱을 판매하는 주체는 누구일까? 애플일까? 아니면 앱 개발자일까?

애플 앱스토어의 성격을 둘러싼 흥미로운 공방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이 공방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앱스토어 운영 주체인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지를 둘러싼 소송의 핵심 쟁점이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국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은 12일(현지시간)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판결했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로부터 직접 앱을 구매한 것이 아니란 1심 법원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1심 법원은 지난 2013년 “이용자들이 애플에서 직접 앱을 구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판결했다.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 홈페이지.

■ "개발자들이 자체 상점 갖고 있는 것 아니다"

항소법원의 이번 판결이 관심을 끄는 것은 ‘앱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하는 행위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앱스토어에 올라온 앱은 대부분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만든 것이다. 이용자들은 앱을 구매할 때 일단 애플 앱스토어에 돈을 지불한다.

애플은 이 중 30%를 수수료로 뗀 뒤 70%를 해당 앱 개발자에게 돌려주게 된다. 이 행위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게 이번 공방의 핵심이다.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번 공방의 핵심은 원고들이 아이폰 앱을 개발자로부터 직접 구매한 것인지, 애플로부터 구매한 것인 가르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팀쿡 애플 CEO (사진=씨넷)

결국 이번 소송의 핵심은 앱스토어 운영자인 애플의 성격 문제라고 항소법원은 지적했다. 애플이 앱 제조, 혹은 생산업자인지, 아니면 배포사업자인지가 핵심 질문이란 것이다.

이번 소송 과정에서 애플은 “(앱스토어는) 개발자들에게 소프트웨어 유통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은 앱을 판매한 것이 아니란 주장이었다.

애플 측은 또 “앱 개발자들에게 배포 서비스를 판매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동시에 앱 유통업자나 구매업자가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1심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법원 생각은 달랐다. 서드파티 개발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자신들만의 ‘상점(stores)’를 갖는 게 아니란 것이다.

이 같은 근거를 토대로 “애플은 앱 개발자들이 자체 ‘상점’을 갖지 못하도록 하면서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아이폰 앱을 팔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항소법원은 지적했다.

■ 수수료 30%+폐쇄적 구조에 '반독점' 딱지 붙을까

결국 애플은 배포사업자로서 소비자들에게 앱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항소법원의 판단이었다. 판매행위가 이뤄지는 ‘상점’은 애플만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항소법원은 “따라서 애플은 앱 배포사업자이기 때문에 원고들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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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항소법원의 이번 판결은 애플이 독점 행위를 했다는 결론을 내린 건 아니다. 이번 판결은 애플이 앱스토어 반독점 소송 행위의 피고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 골자다.

원고들은 이번 소송에서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후부터 2013년까지 애플이 독점 행위를 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독점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는 앞으로 전개될 소송에서 다투게 될 전망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