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카페24 대표 "AI 시대엔 선택과 집중"

인터넷입력 :2017/01/12 10:45

손경호 기자

"어느 분야에서 알파고가 나올지 모릅니다. 외연을 넓히기 보다는 핵심 경쟁력에 집중하는게 우선이라는 생각입니다."

햇수로 18년째. 창업자들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 구축서비스로 시작해 운영, 물류배송, 마케팅 등을 제공하며 해외직판 쇼핑몰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온 카페24의 새해 목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선택과 집중이다.

10일 서울 동작구 소재 사옥에서 만난 이재석 카페24(심플렉스인터넷) 대표는 최근 AI 분야에 대해 열심히 스터디 하는 중이라고 운을 뗐다.

창업자들의 국내외 온라인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카페24와 인공지능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당장 AI가 온라인 쇼핑몰 창업자를 지원하는 서비스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감히 AI가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 믿었던 바둑 대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을 포함한 여러 고수들을 이겼다. 이 상징적인 사건은 AI 패러다임이 산업, 경제, 사회 전반의 모든 영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간접 체험하게 했다.

카페24(심플렉스인터넷) 이재석 대표.

미래에 '과잉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자신을 표현한 이 대표는 "AI로 인해 일자리의 지도가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카페24도 외연을 확장하기 보다는 그 동안 해오던 비즈니스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쉽게 예측하기 힘든 탓에 그동안 구상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보다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이 해외로 나가는데 필요한 작업들에 우선적으로 역량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AI가 전반적인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되는 시기를 가깝게는 1년~2년 뒤로 내다봤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사 핵심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예측하기 힘든 새로운 시대를 대비한다는 생각이다.

카페24는 2008년부터 해외에 진출하려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이 현지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게 지원하는 '카페24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상하기 시작해 지난 2013년 첫 선을 보였다. 서비스를 내놓은 지 벌써 4년째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해외 온라인쇼핑몰 운영에 필수인 번역, 더욱 신속한 배송 등을 포함한 현지화 문턱을 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진출한 대만 시장에 연착륙하고, 기존 미국, 중국, 일본 등 언어권에 대한 번역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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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오게 되면 80%~90%의 기존 직업군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직업이 사라진다기 보다는 일자리의 지도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기존에 사람 손으로 했던 업무들 중 99%가 AI로 대체된다고 하더라도 남은 1% 영역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회사 대표 입장에서 바라 본 AI 시대 인재상은 뭘까? 그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인 코딩을 할 줄알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금은 키보드 자판을 치지 못하면 사회생활을 못하게 된 것처럼 앞으로는 간단한 코딩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논리적인 사고를 갖추지 못한다면 AI 시대 사회인으로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급 개발자 수준의 코딩 실력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키보드 자판을 치는 속도가 1분에 600타 라고 해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기초적인 코딩은 알아야할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