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코리아 가전' 수준差 보여줬다

韓·中·日 기업 격돌…퀀텀닷파 vs. 올레드파

홈&모바일입력 :2017/01/06 18:25    수정: 2017/01/06 18:26

정현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TV와 생활가전에서 만큼은 수준 차이가 확실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7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가전 업체들이 제품력과 혁신성에서 센트럴홀 내에 중국과 일본 제조사들을 압도했다.

라스베이거스 전역에서 열리는 CES 관련 행사 중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역시 주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이다. 매년 이 곳에서는 세계 IT 트렌드를 이끄는 한중일 기업들의 기술 전쟁이 벌어진다. 내년에도 센트럴홀 중앙에 자리잡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샤프, 하이센스, TCL, 창홍, 하이얼 등 일본과 중국의 가전 제조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CES는 일명 'TV쇼'라고 불릴 만큼 이 부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왔다. 올해 CES에서도 역시 세계 1, 2위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QLED TV와 올레드 TV 경쟁이 최대 관전포인트가 됐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부에 소용량 전자동 세탁기와 하부 대용량 드럼 세탁기를 탑재한 '플렉스워시' 세탁기, 기존보다 음성인식 기능이 더욱 강화된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알렉사(Alexa)'와 연동되는 웹OS 냉장고 등 혁신 제품들을 대거 선보이며 트렌드를 이끌었다.

LG전자가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7'에서 선보인 '슈퍼 울트라HD TV' 앞에 관람객들이 모여있다. (사진=LG전자)

올해 CES 2017에서는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활용해 화질을 개선한 TV와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장점을 십분 살린 TV가 눈길을 끌었다. 퀀텀닷 기술은 삼성이, OLED 진영은 LG가 각각 주도하고 있다.

일본 소니는 이번 CES 2017에서 4K HDR OLED TV ‘BRAVIA OLED’ A1E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11인치 소형 OLED TV를 내놨다가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한 후 다시 도전하는 제품이다.

일본 소니는 이번 CES 2017에서 4K HDR OLED TV ‘BRAVIA OLED’ A1E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A1E 시리즈는 스크린 자체에서 사운드를 내는 세계 최초의 TV로 눈길을 끌었다. 스크린 자체에서 소리가 나면 영상과 사운드의 완벽한 조화가 가능한 장점이 있고 기존 TV 주변에 위치했던 스피커를 없앨 수 있어 디자인에도 이점이 있다.

이 제품에 쓰인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사운드 시스템을 패널에 내장해 OLED 패널을 진동판처럼 사용하는 '크리스탈 사운드 OLED' 패널을 이번 CES에서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하이센스가 퀀텀닷 기술을 접목해 만든 98인치 'ULED TV' (사진=지디넷코리아)

중국 제조사들 중에서 OLED TV를 선보인 업체는 콩카 정도다. 콩카는 65인치와 77인치 제품을 메인으로 시야각과 블랙 표현 등 OLED의 장점을 내세워 OLED TV 제품을 전시했다. 슈퍼슬림 TV를 메인에 내세운 창홍은 65인치 4K와 8K 해상도 TV를 전시했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도 색감과 화질이 한국이나 일본 제조사들의 제품에 비해 확연하게 떨어져보였다.

퀀텀닷 기술도 화두가 됐다. 하이센스는 98인치 8K ULED TV를 전략 제품으로 전시했다. 하이센스는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를 ULED TV로 명명하고 있다. 다만 하이센스의 98인치 ULED TV 시제품은 두께가 매우 두꺼워 TV라기 보다는 전자칠판 같은 느낌을 줬다.

TCL은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반의 'QUH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번 CES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지난해 3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선 TCL 이었다.TCL은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QUHD TV'를 전면에 내세우고 관련 기술도 자세하게 소개했다. TV 디자인 역시 국내 제조사들처럼 메탈 소재 후면을 적용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아름답도록 설계했다.

지난해 미국 GE 가전 부문을 인수한 중국 하이얼은 GE와 공동으로 부스를 꾸려 신제품을 전시했다. 하이얼 전시 공간에서는 삼성전자의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LG전자의 ‘트윈워시’ 세탁기를 떠올리게 하는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이얼이 전시한 스마트 냉장고 전면 우측에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메모를 남기거나 레시피를 검색하고 식재료의 유통기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유사하다. 세탁조가 두 개인 드럼세탁기는 LG전자의 ‘트윈워시’를 떠올리게 했다. 아래 위로 각각 4kg, 8kg 용량의 세탁조가 내장됐으며 하단은 건조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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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CES에도 중국 가전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간판 제조사인 거리전기나 메이디그룹은 참가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몸집을 키운 후 연구개발(R&D)에도 많은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면서 "특히 하이얼의 GE 인수 사례처럼 취약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인수합병(M&A)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