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에 인공지능 바람 분다

“챗봇·콜센터에 인공지능 접목 활발해질 것”

금융입력 :2017/01/06 17:51

송주영 기자

지난해 금융IT 키워드로 핀테크, 생체인증,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이 꼽혔다.

올해도 이 4가지 키워드는 동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기에 한가지 키워드가 더 보태졌다.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지난해 알파고 돌풍 이후 국내 산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금융권은 인공지능 적용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힌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은 지난 2015년과 지난해에 걸쳐 자연어 처리 중심의 인공지능 시범사업을 수행해왔다.

올해는 시범 프로젝트는 본 프로젝트로, 적용 업무는 점차 늘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 SK주식회사 C&C의 IBM 왓슨 한국어 학습 과정이 마무리되면 대기업 참여로 인공지능 시장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주식회사 C&C 최혜원 팀장은 최근 IT서비스산업협회가 주관한 IT서비스산업 시장 및 기술 전망세미나에서 2017년 금융부문 트렌드를 발표하며 “인공지능이 큰 관심을 얻을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챗봇, 콜센터 도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봇어드바이저도 “중소업체 제품 중심으로 적용이 됐는데 라인업이 많아지면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 업체 와이즈넛 관계자도 “금융권 차세대시스템에 인공지능, 지능정보 적용이 화두로 많이 올라가 있다”며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 어드바이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 상품 추천 등 정량화된 수치에 통계적으로 접근하는 프로젝트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 인공지능 도입 방향은 ▲고객·시장정보 등 비정형 정보 활용을 통한 상품 및 서비스 혁신 ▲전문가 ‘지식업무(Knowledge work)’ 자동화를 통한 서비스 능력 향상 ▲금융규제, 업무 지침 등 인공지능 학습을 통한 리스크 관리 강화 ▲고객 접점 채널에서 인공지능 적용을 통한 고객 경험 향상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SK주식회사 C&C 최 팀장은 “글로벌 금융권의 경우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 적용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권에서도 대고객 서비스 및 내부 활용 측면의 사례를 연구·적용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금융권도 인공지능을 도입한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적용사례는 크게 자산관리, 버추얼 에이전트, 계리·보험금 지급, 콜센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산관리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사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금융기관이 호주 ANZ은행이다. 호주ANZ는 대량의 금융정보를 컴퓨터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학습하도록 해 고객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또 버추얼 에이전트 분야는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을 실시간으로 지원하고 온라인 채널상에서 자연어 대화 기반 채팅으로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며 미국 보험사 GEICO, USAA 등이 이 분야에 왓슨을 도입했다.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보험료 산정을 지원하고 제출된 보험서류에 대해 리뷰와 리스크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구현했다.

금융 콜센터도 인공지능 도입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는 영역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빈번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추천해주면서 상담사가 근무할 수 없는 시간대나 응대할 수 있는 콜을 늘리는데 사람 대신 투입될 전망이다.

지난해 일본 은행에는 영업점에 인공지능과 결합된 로봇이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 미즈호은행은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결합 로봇 페퍼를 설치해 영업점 방문 고객들의 질문에 적적히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최 팀장은 “인공지능은 데이터베이스 규칙 뿐만 아니라 뉴스기사, 시장상황 등을 분석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혁신하는데 사용될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갖고 있던 지식을 기반으로 자동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공지능은 도입전략을 세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은 만들어진 규칙과 이를 진화하는 학습을 통해 작동하는 기기로 요술방망이가 아니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한 직후부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스템 구축 후에도 정보를 축적하고 학습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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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팀장은 먼저 도입방법에 대해 “로드맵을 그려라”고 조언했다. 도입 기대효과도 정량적, 정성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솔루션의 향후 확장성 등도 고려하면 구축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웹페이지에 적용했는데 이를 모바일로 확대하는 것은 쉬운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이어 “인공지능을 한번 교육시켰다고 끝나는게 아니라 재학습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람의 지능이 타고난 유전자와 학습에 의해 결정되듯이 솔루션의 기능과 전략을 세웠다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또 로드맵을 이용한 학습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