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의 IT전망…으뜸은 'AI탑재 로봇'

모바일 동영상 본격 개화…트럼프 변수도 관심

인터넷입력 :2017/01/02 15:29    수정: 2017/01/03 11:4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병신년이 저물고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엔 ‘복많이 받으라’는 덕담으로 시작한다. 그런만큼 연초엔 각종 장밋빛 전망들이 쏟아진다. IT 시장에선 다양한 신기술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는 ‘희망의 새해’란 말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 국내외적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찾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암울한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IT시장엔 몇 년째 수면 밑에서 맴돌던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가능성이 많다.

2017년 IT 시장에선 고성능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씨넷)

이런 가운데 미국 IT 시장은 의외의 복병 때문에 바짝 긴장한 상태다. 그 변수는 불경기도, 국외 정세도 아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란 의외의 변수다.

물론 그 변수는 미국민들이 스스로 자초한 것이기에 딱히 누굴 탓할 수도 없다. 태평양 건너 우리는 미국민들이 경험할 ’선택의 결과’를 잘 지켜보면서 올해 중반쯤으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반면교사로 삼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2017년 새해를 앞두고 주요 매체들이 쏟아낸 IT시장 전망을 정리했다.

■ IoT, 로봇, 그리고 4차산업혁명

지난 해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이후 4차산업혁명이 IT 시장 뿐 아니라 전 사회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여기에 지난 해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의 바둑 대결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4차산업혁명 열풍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기술까지 결합하면서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리드라이트는 올해 IT 시장의 화두로 4차산업혁명을 주목했다. 로봇과 웨어러블, 그리고 3D 이미징과 AR 등이 결합되면서 전통 산업을 탈바꿈 시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가운데)이 지난 11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포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특히 리드라이트는 3D와 AR이 노동자들의 핵심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IoT기술은 배송망과 공급 체인을 혁신하면서 전통적인 공장에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기사]

- [리드라이트] 4 ways Industry 4.0 will look different in 2017

■ CES 2017, IT시장 로봇 세례 시금석 될 듯

씨넷은 로봇을 주목했다. 당장 이번 주 개막될 CES 2017에서도 로봇이 핵심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어떤 로봇이 각광을 받을까? 소비자용 로봇은 크게 세 가지 종류가 될 것이라고 씨넷이 분석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건 서비스 로봇이다. 진공 청소기를 비롯해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이 이 유형의 대표 주자들이다.

두 번째는 ‘소셜 로봇’이다. 페퍼나 샌봇처럼 인간을 닮은 성향을 갖고 함께 놀아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최종적인 종착점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 단계가 되면 완전한 인간의 동반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로봇은 인공지능(AI) 기술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씨넷은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 같은 음성인식 비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 [씨넷] The robots are coming to CES, and we can’t wait to meet them

IT 시장의 중심은 자동차

2017년 IT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을 분야는 어디일까? 다양한 전망이 가능하지만 더버지는 자동차를 맨 위로 올려놨다.

자동차는 현대인들의 하루 중 상당 시간을 보내는 공간. 따라서 궁극적으로 이 공간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향후 승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이번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되는 CES 2017에서도 자동차와 IT의 만남은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주 내 공용도로에서 시험운행에 나선 엔비디아 자율주행차 (사진=엔비디아 비디오 캡처)

더버지는 올해는 자율주행 트럭 서비스나 일정액을 내면 사용할 수 있는 무인차 같은 것들이 실험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동시에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한 몇몇 전기차업체들은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따끔한 전망도 빼놓지 않았다.

[관련기사]

- [더버지] In 2017 cars are at the frontier of technology

■ 모바일 동영상 각광…초대형 미디어 합병 관심

2016년 미디어 시장은 바쁘게 움직였다. 버라이즌과 야후의 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결합이 성사됐다. 모양은 다르지만 이들의 속내는 하나. 핵심으로 떠오른 모바일 동영상 쪽을 잡겠다는 복안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 분야의 기존 강자들도 그냥 있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실시간 생중계 기능을 강화하면서 ‘모바일 강자’ 위용을 그대로 유지하겠단 야심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2017년에 삶을 바꿀 기술들’이란 전망 기사의 맨 위를 모바일 동영상으로 채운 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신문은 이 외에도 얼굴에 착용하는 컴퓨터의 역습, 음성인식 비서 등을 2017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술로 꼽았다.

[관련기사]

- [월스트리트저널] Tech that will change your life in 2017

■ 뜰 기술 7개, 시선에서 멀어질 기술 7개

스냅 스펙터클과 구글 글래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17년 뜨겁게 주목받을 7개와 그렇지 못할 7개 기술을 구분했다. 그 첫 머리엔 스냅이 선보인 스펙터클을 꼽았고, 반대편에 구글 글래스를 배치했다.

또 새해엔 헤드폰도 본격적으로 무선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 외에도 2017년엔 돈 버는 스타트업은 주목받는 반면 돈 까먹는 스타트업들은 조용히 기억에서 잊혀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 [비즈니스인사이더] What’s ‘hot’ and what’s ‘not’ for tech in 2017

■ 기로에 선 기업…트위터

2017년 한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 IT기업은 어디일까?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업체들이 떠오른다. 삼성과 애플 등 스마트폰 시장 강자들의 차기작 전쟁도 관심을 가질법하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시선을 집중시킬 두 기업이 있다. 바로 트위터다.

한 때 페이스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셜 미디어 강자였던 트위터는 끝 없는 추락를 겪고 있다. 어쩌면 올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엔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와이어드가 바로 그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냈다.

[관련기사]

- [와이어드] 2017 is the year that Twitter learns thrive of dies

- [아스테크니카] Deprecated: The Ars 2017 tech company deathwatch

■ 그리고 또...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

하지만 실리콘밸리 유력 IT 기업들에겐 이런 전망보다 더 신경쓰이는 부분이 따로 있다. 이달말 취임할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다.

지난 해 대선 운동 때부터 실리콘밸리 유력 주자들은 트럼프에 강한 반감을 보여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들의 반감이 근거 없는 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씨넷)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망중립성을 비롯한 인터넷 친화적인 정책들은 상당 부분 후퇴할 가능성이 많다.구글,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기업들은 ‘프라이버시와 국가 안보’ 간의 충돌 현상이 발생할 때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트럼프는 ‘국가안보를 위해선 개인의 사생활은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정치가다.

여기에다 외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애플 같은 기업들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보호무역 성향이 강한 트럼프가 ‘해외에 나가 있는 공장을 미국 내로 들여오라’는 무언의 압박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지역 대표 일간지인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취임 이후 IT 시장에 가해질 각종 압박과 변화들에 주목했다.

[관련기사]

- [새너제이머큐리뉴스] Trump’s impact and other tech predictions for 2017

■ 미국-유럽 IT전쟁 향배는?

또 다른 관심사는 미국과 유럽 간의 IT 패권 전쟁이다. 형식은 미국에 대한 유럽의 역습으로 요약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이 연이어 유럽연합(EU)의 규제 칼날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IT 시장의 핫이슈 중 하나로 이 부분을 중요하게 취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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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뉴욕타임스] What U.S tech giants face in Europe in 201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