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장관 “정부조직 5년마다 바뀌는 건 낭비”

“조직개편보다 미래 아젠다 논의해야 할 때”

방송/통신입력 :2016/12/29 16:16    수정: 2016/12/29 16:16

“정부조직을 5년 마다 이렇게 저렇게 바꾸는 것은 낭비고 손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9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향후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우리 정부가 처음 생겼을 때 체제가 안 바뀌고 그대로 있는 게 국방부 하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의 창조경제 사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같은 이유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존치 여부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에 나온 질문이었지만, 최양희 장관은 개인적 소신임을 전제로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얘기를 사심 없이 풀어놓았다.

그는 먼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지금 얘기하는 것은 조금 이르다”면서 “늘리고 줄이고 그러한 얘기를 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어 “정부가 어떤 미션을 놓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만들고 정착시키려면 아무리 빨라도 1~2년이 걸린다”며 “결국 2~3년 있으면 또 새 정부가 들어서고 부처가 바뀌는데 이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정무적인 부처는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일 하는 부처는 안 바꾼다”면서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최양희 장관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나 지능정보사회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과학-ICT를 주관하는 미래부의 부총리급 격상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부처 이기주의가 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최 장관은 “근래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를 함께 고민한다”며 “미래부를 부총리급으로 만든다? 그건 부처 이기주의가 될 수 있고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어떤 아젠다와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핵심 키워드가 무엇인지, 정부와 민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나눠야 한다”며 “‘우리 현실이 이렇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고 미래를 생각하자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리고 난 이후에 이를 잘 지원하려면 어떤 조직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조직개편이 먼저가 아니고 지금은 미래를 위한 큰 화두를 논의할 기회가 생겼는데 (정부조직 개편은) 이를 팽개치고 악수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희 장관은 정부부처 내 인사 문제에서도 같은 시각을 나타냈다.

최 장관은 “외부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부처의 단점이 보인다”며 “그 가운데 하나가 한 자리에서 오래 근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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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본적으로 부처에는 교육과 순환보직이라는 인사제도가 있는데, 장관이 사람을 바꾸고 싶다고 바꾸는 게 아니다”라며 “1년에 국장급 20명 가운데 4명을 교육 보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인사의 연쇄이동이 발생되는데 이것이 행정조직의 굉장히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최양희 장관은 “우리나라는 행정고시로 공무원이 됐을 때 어느 부처에 어떤 업무를 하는지를 모르고 들어오는 구조”라며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다른 국가는 어떤 공무원을 뽑는다고 공지하고 들어오면 그 일만 10~20년을 시키는데 우리나라 제도 자체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