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무선충전, 기지개 폈다

[전기차 결산 3] 무선충전 표준안 등장

홈&모바일입력 :2016/12/26 16:02    수정: 2016/12/26 16:33

2016년 올 한해는 전기차 무선충전 대중화의 원년이었다.

무선충전 대중화의 시작을 알린 곳은 구글이었다. 지난 2월 외신 보도를 통해 구글이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구현을 위해 미국 스타트업과 협력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퀄컴,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등도 전기차 무선충전 활성화를 위한 비전과 전략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데렉 에벌리 퀄컴 사장은 지난 2월 열린 MWC 2016 기조연설에서 “향후 3년 내 전기차 무선충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전기차 무선충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확대되자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에서는 지난 5월 30일 무선충전 대중화를 위한 'SAE TIR J2954' 표준안을 만들었다. 이 표준은 순수 전기차 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에도 적용된다.

제시 슈나이더 SAE 무선전력분과장은 SAE TIR J2954 표준을 활용한 전기차 무선충전은 향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차 시장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표준으로 친환경차 이용자들이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전기차 충전을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퀄컴이 제시한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개념도 (사진=퀄컴)

■i8, S클래스에 적용되는 무선충전 기술은?

완성차 업체 중에서 전기차 무선충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i8 페이스리프트, S550e 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퀄컴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인 ‘헤일로(HALO)’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헤일로 무선충전 기술은 지난해 5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8회 세계전기차학술대회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된 적이 있었다. 당시 퀄컴은 6.6kW급 무선충전 패드와 닛산 리프를 가지고 와 미디어와 일반 관람객들 앞에서 무선충전 기술 시연에 나서기도 했다.

벤츠 S550e를 충전시킬 수 있는 무선충전 패드의 출력은 3.6kW급으로 퀄컴이 시연했던 6.6kW급보다 낮다. 퀄컴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이 순수 전기차보다 낮기 때문에 이같은 출력의 무선충전 패드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완충까지의 소요 시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6.6kW급 패드의 경우, 완충까지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월 열린 파리모터쇼에서도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청바지를 입고 파리모터쇼 기자간담회장에 모습을 보인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모빌리티의 미래를 ‘CASE'로 비유해 소개했다. ’CASE'는 ‘Connected(커넥티드), Autonomous(무인주행), Shared(공유), Electric(전기차)’의 맨 앞글자를 따서 만든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전략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무선충전을 CASE 전략의 핵심 사양으로 손꼽았다. 전기차 브랜드 'EQ' 차량에 무선충전 기술을 확대시킨다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의 계획이다.

전기 무선충전이 가능한 벤츠 제너레이션 EQ(사진=다임러 AG)

■고효율·주행 중 무선충전 기술 활성화 될까

올해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 대중화의 원년이었다면, 향후에는 첨단 및 고효율 무선충전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데렉 에벌리 퀄컴 사장은 MWC 2016 현장에서 “다이내믹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도 머지 않아 실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행 도중에도 전기차가 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주행 중에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은 지난해 영국에서 시범운영 되기 시작했다.

앤드류 존스 영국 교통장관은 지난해 8월 “영국정부는 향후 5년간 전기차 무선충전 도로 기술 활성화를 위해 5억파운드(한화 약 9천175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무선충전 현황을 나타내는 퀄컴 헤일로 스마트폰 앱 화면 (사진=지디넷코리아)

현재 영국외에 다른 국가는 주행 중 전기차 충전 기술 적용 여부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안전성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어떤 국가도 주행 중 무선충전에 대한 표준안과 안전 규칙을 내세우지 못했다.

효율이 높은 무선충전 방식도 내년 이후 전기차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중소기업 AWPS가 멀티패드 방식을 활용해 최대 50kW급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급속 무선충전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차량 배터리 용량에 따라서 최소 1대, 최대 3대의 패드가 동시다발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앞으로 테슬라 뿐만 아니라 모든 자동차 업체들이 합리적 가격대의 장거리 전기차를 많이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에, 고효율 급속 무선충전도 덩달아 각광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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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전기차 무선충전이 자율주행차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퀄컴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이같은 무선충전 시스템은 무인주행 실행을 위한 중요한 단계를 제시해준 것”이라며 “자동차가 스스로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면 완벽한 무인주행차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