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D낸드플래시 승부수 던졌다

2.2조 투자해 청주에 새 공장 건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6/12/22 09:59    수정: 2016/12/23 14:52

정현정 기자

SK하이닉스가 D램에 비해 비교적 약세를 보였던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집중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최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스마트폰, 서버용으로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2D에서 3D로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이 기회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충청북도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천제곱미터(㎡) 부지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22일 밝혔다.

3D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신규 공장은 내달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8월부터 2019년 6월까지 2조2천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건물과 클린룸을 건설한다. 가동 시기는 시장 상황과 회사의 기술역량 등에 따라 유동적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M14에서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앞두고 현재 이천 M14 2층 클린룸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공사를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72단 제품 양산에 맞춰 M14 2층 팹도 본격적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 3D 낸드플래시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신규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을 결정한 이유는 늘어나는 수요 때문이다. 최근 빅데이터, IT기기 성능 향상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823억기가바이트(GB) 규모였던 낸드플래시 시장은 2020년 5천840억GB까지 확대되는 등 연평균 성장률이 44%에 달한다.

반면 공급측면에서는 미세화 난이도 증가, 새로운 기술인 3D 낸드플래시 도입 등으로 공정수가 늘어나 생산에 필요한 장비대수가 많아지는 추세다. 또 장비의 크기도 대형화되면서 제한적인 공간에서는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량 확대가 어려워졌다. 신규 공장 건설이 필수적인 이유다.

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은 3D 제품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확대,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을 이끌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D 제품이 견인할 중장기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기반의 선제적인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통상 2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번 증설 투자가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PC, 서버, 모바일 등 IT기기의 견조한 수요로 최근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료=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 전개가 어려지 않아서 공장 하나를 지으면 공급 물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공정 수가 늘어나고 장비가 많이 필요하게 돼 생산을 위한 공간 확보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SK하이닉스는 그룹 편입 이후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선제적인 투자로 제품 경쟁력과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3D 낸드는 평면구조의 낸드 회로를 수직구조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2D 낸드 기술이 10나노미터(nm)대에서 한계를 맞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24단 3D 낸드를 양산한 이후 현재 64단 V낸드 양산을 눈앞에 두며 앞서나가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인텔 일본 도시바 등 경쟁사들도 현재 3D 낸드플래시 기술 확보에 주력하면서 3D 낸드 신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36.6%), 도시바(19.8%), 샌디스크를 인수한 웨스턴디지털(17.1%)에 이어 10.4%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와 빅2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D램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약하지만 지난 분기 마이크론을 제치 꾸준히 시장 입지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청주(낸드플래시)와 이천(D램), 중국 우시(D램)에 메모리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중국 충칭에 후공정 팹을 보유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현재까지 청주 M11과 M12 공장에서 전량 생산됐지만, 내년부터 이천 M14 2층에서 3D 낸드플래시 양산이 시작된다. M14이 본격 가동되고 내년 말이되면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중 3D 낸드 비중은 50% 이상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비중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생산능력 향상과 함께 현재 독주 체제를 구축 중인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도 좁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부터 2세대 36단 3D 낸드 제품 판매를 시작했고 3세대 48단 3세대 제품은 11월 양산에 돌입해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에는 4세대 72단 4세대 제품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청주에 건설되는 신규 반도체 공장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핵심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적기에 공장이 건설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준 정부, 충청북도, 청주시에 깊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