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왜 佛 음향 스타트업에 투자했나?

AI시대 겨냥 포석…로봇-자율차 등과 결합 기대

인터넷입력 :2016/11/29 17:43

네이버가 프랑스 음향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네이버의 이번 투자는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포석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29일 코렐리아 캐피탈과 프랑스 하이엔드 음향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드비알레는 다양한 스피커 관련 기술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드리알레 투자는 AI시대의 핵심 축이 될 음향기술 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네이버가 연이어 발표한 음성대화 시스템과 로봇, 자율주행차량 등에 드비알레의 가성비 높은 음향기술이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음성인식 기반 기기 ‘구글홈’, ‘아마존 에코’, ‘누구’처럼 드비알레 스피커가 내장된 네이버 AI 스피커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드비알레, 특허만 107개…작은 본체서 웅장한 사운드 자랑

드비알레 디 프리미어.

IT전문지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드비알레는 2007년 프랑스에서 설립됐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10년 동안 오디오 관련 특허만 107개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드비알레의 경쟁력은 가격이 비싼 기존 커다란 앰프나 스피커와 달리 작고 세련된 본체에서도 웅장하고 좋은 음질을 뽑아내는 점이다. 가격도 저렴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 피에르 엠마누엘 카멜이 개발한 ‘아날로그 디지털 하이브리드’ 증폭 기술이 드비알레의 자랑거리고 꼽힌다. 작은 공간에서 큰 출력을 내는 디지털 앰프와, 아날로그 앰프를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비교적 작은 몸집에서도 고품질의 음질을 출력한다.

드비알레의 첫 장비는 2010년 출시된 ‘디 프리미어’란 제품으로, 두께 32mm의 얇고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출시 당시 2천만원에 호가했던 이 기기는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목을 받았다.

드비알레 '팬텀'

이런 기술력에 힘입어 드비알레는 2012년 루이비통모엣헤베시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등으로부터 1천910만 달러(223억원) 투자를 받았다.

이후 드비알레는 오디오 보정기술 SAM(Speaker Active Matching) 프로세싱 등 다양한 특허 기술을 적용한 올인원 스피카 ‘팬텀’을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팬텀은 앰프와 스피커가 하나의 본체 안에 내장된 스피커로, 여러 기기를 연결하면 홈씨어터를 구축할 수도 있다. 팬텀은 2천 달러(약 234만원)에 판매되는 기기로, 음질이 왜곡되지 않고 강력한 베이스 라인을 자랑한다.

드비알레는 프랑스 등 많은 지역에서 주목한 IT 회사로 손꼽힌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 방트 프리베 창업자 자크 앙투안 그랑종 ▲프랑스 휴대전화통신사 프리 창업자인 자비에르 니엘 ▲인터넷 서비스 미틱 창업가 마크 시몬치니 등 프랑스 대표 IT 창업가들로부터 2천만 달러(234억원)를 투자를 받았다.

드비알레는 자체 하드웨어를 키우며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가진 가전제품과 기타 연결된 장치에서 작동하기 위한 기술 내장 계획도 갖고 있다. 나아가 이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파리, 런던, 뉴욕 등에서 운영 중인 플래그십 스토어 소매점을 더욱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드비알레, 어떤 서비스 가능할까?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데뷰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네이버가 참여한 드비알레 투자는 총 1억 유로(1천239억원)에 이른다. 프랑스 신생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시리즈 C라운드 단계의 투자다.

이번 투자는 폭스콘의 유럽 투자 회사인 징코 벤처스가 주도했으며 폭스콘, 르노-닛산, 샤프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아버지' 앤디 루빈과 뮤지션 제이지(Jay-Z) 등 개인투자자들도 참여했다.

드비알레는 이번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기업들과 다양한 제휴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샤프의 TV, 르노의 자동차, 네이버 라인 뮤직 서비스, 스마트폰 등 다양한 장치에 드비알레 기술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중 네이버는 음성인식과 고품질 음원이 필요한 서비스와 기술에 드비알레의 기술력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AI 음성 대화 시스템 아미카와, 네이버가 테스트 중인 자율주행차, 또 네이버가 만든 첫 로봇 ‘M1’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음성 대화 시스템 '아미카'.

아미카는 애플 ‘시리’나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비슷한 서비스로, 사용자가 말하는 의도를 파악해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아미카는 향후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연동되는 서비스뿐 아니라 가정용 AI 스피커나 웨어러블 기기, 차량용 모빌리티 서비스에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자율주행차와 로보틱스에도 많은 투자와 공을 들이는 만큼 향후 드비알레의 뛰어난 음향기술들이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네이버는 지난 9월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에서 로보틱스, 스마트홈, 지능형 친환경 자동차, 웰니스 및 피트니스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기술 개발에 5년간 1천억원을 투자한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아울러 앞서 언급된 것처럼 라인 뮤직 서비스와 드비알레 제휴를 통해 라인 뮤직이 더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로 진화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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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구글의 음성인식 기기 ‘구글홈’, 아마존의 ‘아마존 에코’, SK텔레콤의 ‘누구’처럼 드비알레의 스피커와 아미카 서비스가 내장된 네이버 음성인식 AI 기기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는 "다가오는 AI 시대에 스피커는 단순한 음향기기가 아닌 AI와 사람을 연결하는 중심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네이버는 AI 시대를 대비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 영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드비알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라고 이번 투자의 목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