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개정 사실상 물 건너가

미방위, 회기내 법안심사 힘들 듯

방송/통신입력 :2016/11/25 17:16    수정: 2016/11/27 11:21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개정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20대 국회 들어 총 9건의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법을 고치자”는 기류가 강했지만, 여야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두고 양보 없는 대립각을 세우면서 결국 법 개정은 수포로 끝나는 분위기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 이후 공영방송의 지배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여당과 이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야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놓고 충돌한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게 국회 안팎의 분석이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4일과 15일로 예정됐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회가 24일과 25일로 연기된 데 이어, 이것마저 무산되면서 사실상 내달 9일로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 내에는 법안심사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국회 한 관계자는 “KBS, EBS의 결산심사가 남아 있고 법안소위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을 경우를 감안해 오는 29일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하지만 그 이전에 전체회의에 상정된 109건의 안건을 법안소위에 회부하고 5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쳐 법사위에 올려야 되는 일정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는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국회가 소집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연장될 수는 있지만 현재 분위기에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 단통법 개정 없던 일로?

지난 14일 여야 간사 간 전체회의에 상정된 109개의 안건 중 ▲우선논의 법안 14건 ▲비쟁점 법안 4건 ▲쟁점 법안 22건 등 40개의 법안을 추려 법안소위에서 논의하자고 합의했다.

이 중 쟁점법안 22건 중 미상정 안건 4건을 포함해 9건이 단통법 개정안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과 함께 단통법 개정안이 쟁점법안으로 분류된 것이다.

따라서 29일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법안소위 안건 상정을 결정해도 단통법 개정안이 쟁점 법안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결론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9건의 단통법 개정안 중 ‘분리공시’를 담은 개정안이 5건으로 가장 많기는 하지만 제조사의 반대가 여전하고, 의원들 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는 등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의 통과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 다음으로 많이 차지하고 있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 역시 내년 9월이면 자동으로 일몰되기 때문에 올해 도입되지 않을 경우 논의의 동력마저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 산으로 가는 미방위

오는 29일 미방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고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단통법이 논의될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법안심사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처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놓고 또 다시 대치한 형국이라 합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권에선 겉으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관련 법안을 놓고 대체토론 외에 추가적인 대체토론이나 집중심사를 하고 법안소위 상정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이지만 일정을 미루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을 최우선 처리 법안으로 당론으로 결정한 상태라 반드시 해당 법안을 법안소위에 올린다는 방침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때문에 통상 국회 절차법에 따라 전체회의의 대체토론을 마친 안건들은 법안심사 소위로 자동 회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는 모두 법안소위에 상정하지 못하고 계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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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당이 간사 간 법안소위에 상정하자고 합의한 내용마저 인정하지 않고, 여당에서 요구한 집중심사 날짜를 결정하자는 것마저 거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법안소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현재 여당은 법안심사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미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은 몇 차례 대체토론이 필요하다고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며 “여야 간사 간 결정을 해야 상황인데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