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E, x86서버 사업 '경쟁의 그림자'

화웨이·클라우드 등 가격경쟁 심화로 성장 '주춤'

컴퓨팅입력 :2016/11/25 16:38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의 회계연도 2016년 성적표가 나왔다. 분사 후 첫 해 HPE는 주력사업인 서버에서 불안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23일 HPE는 회계연도 201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4분기 동안 125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7.7% 감소한 규모다. 일반회계원칙(GAAP) 기준 주당순익은 0.18달러를 기록했다. 비일반회계원칙(non GAAP) 기준 주당순익은 0.61달러다. HPE가 3분기 내놨던 실적 전망은 주당순익 0.44~0.49달러였다.

사업분야 별로 엔터프라이즈그룹 매출은 67억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보다 9%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핵심인 서버 사업 매출이 4분기 3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동기대비 7% 줄어들었다. 스토리지 사업매출은 5% 감소했고, 네트워킹 매출은 34% 감소했다. 테크놀로지서비스 매출도 4% 감소했다.

맥 휘트먼 HPE CEO

HPE는 컨퍼런스콜에서 서버사업 가운데 고성능컴퓨트 ‘아폴로’와 SGI 서버 사업은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 사업도 성장해 ISS사업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고, 미션크리티컬시스템도 선방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서버사업부 매출은 14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대비 1% 줄어든 규모다.

HPE 측이 여러 서버 제품군 가운데 일부의 좋은 성적을 강조하지만, 핵심인 인더스트리스탠더드시스템(ISS) 프로라이언트 서버 사업이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에게 판매하는 클라우드라인 서버는 적자 위기다.

맥 휘트먼 HPE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ISS사업에 대해 "서버 사업의 일부는 실제로 잘 되고 있고, 핵심인 ISS의 약화가 다른 요인에 따른 것이라 여긴다"며 "하나는 채널과 가격문제고, 다른 하나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버에서 화웨이와 경쟁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채널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점과 치열한 경쟁에 따른 납품가격하락으로 실적이 나빠졌다는 설명이다. 채널사에 현금을 공급하고, 대규모 고객에게 직접 납품하는 채널파트너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ISS 사업은 현상태에서 1~2% 성장할 수 있다"며 "스토리지 같은 수익성 있는 장비가 ISS서버와 함께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라인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나 대형 인터넷서비스사업자에게 판매하는 제품군이다. 전세계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이용 증가에 따라 서버를 구매할 고객 수는 줄어들고 있다. 대신 기업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사업자가 대규모로 서버를 사들인다. HPE 같은 서버회사는 서비스사업자 사업을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클라우드라인 사업의 수익성이 영 신통치 않은 것이다.

이는 서버 공급가 하락 때문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서버를 구매하려는 입찰 수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입찰 기회가 줄어든 만큼 몇번 안 되는 기회를 잡으려 수많은 서버회사가 달려든다. HPE의 서버 파트너들이 중복해서 경쟁하기도 하는데, 가격이 중요 변수이므로 공급가격도 낮아지게 된다.

또한 대규모 고객을 한번 놓치게 되면 향후 이어질 거래기회도 잃을 수 있다. 이에 고객을 지키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계약을 따내려 한다. 휘트먼 CEO는 이같은 영업행위를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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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등을 하나로 묶는 어플라이언스 사업은 현재로선 괜찮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 사업에서 HPE를 델EMC, 뉴타닉스에 앞선 1위 사업자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는 서버 매출 규모에 따라 발생한 착시일 수 있다. 완제품 형태의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 제품만 보면 뉴타닉스에 한참 밀린다고 볼 수 있다. 포레스터웨이브는 HPE를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 영역에서 8위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