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적자투성이 SK컴즈 거두는 이유는

상폐 따른 투자자 보호, 플랫폼 전략 중심 사업 개편 가능성

방송/통신입력 :2016/11/24 20:37    수정: 2016/11/24 21:03

SK텔레콤이 SK커뮤니케이션즈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 현재 보유 지분 65.54% 외 잔여 지분을 모두 취득하는 방식이다.

수년간 누적 적자가 이어진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터라 양사 이사회의 의사결정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SK텔레콤은 양사 이사회 결의 이후 완전자회사 편입 배경에 대해 “차세대 플랫폼 회사로 성장 방향성을 설정한 만큼 포털 네이트, SNS 싸이월드 등 1천만 단위 대상 서비스 운영 경험과 사업 역량을 활용해 플랫폼 사업 추진에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100% 자회사로 품고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역량을 SK텔레콤에 녹여내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업은 SK텔레콤이 차기 주력 사업으로 꼽는 미디어, IoT 등 차세대 플랫폼 가운데 통합미디어 영역에 가깝다. 비록 힘이 떨어졌지만 포털과 SNS 사업 경험을 미디어 플랫폼 사업과 결합시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 자연 상폐 따른 투자자 비판여론 사전차단

하지만 이 같은 SK텔레콤의 설명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상장폐지에 따른 잡음을 줄이려 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의 최남곤 연구원은 “SK 그룹사 측면에서 볼 때 적자가 지속돼 자연 상장폐지가 되면 상당한 잡음이 일어날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잡음을 줄이고 투자자 보호 차원의 결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내년까지 적자가 이어지면 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 심사를 받게 된다. 현 상황에서 흑자전환이 어려워 사실상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반 투자자의 피해로 일어날 비판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것이다. SK그룹이 주요 계열사 중 하나를 자연 상장폐지에 이르게 했다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고려해 현재의 주주가치를 인정해주고 스스로 상장폐지를 시키는 전략을 실행했다는 해석이다.

■ 대대적 조직개편 신호탄?

완전자회사 편입에 대해 자연 상장폐지 방지와 함께 업계가 눈여겨 보는 부분은 양사 이사회의 결의 시점이다. 특히 연말 조직개편과 인사를 앞두고 이를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의 주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과 함께 SK커뮤니케이션즈는 개별 회사지만 앞서 두 회사와 사업 일부가 중복되거나 시너지를 위해 합병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KTF,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경쟁사들이 유무선 합병을 하면서 SK텔레콤도 SK브로드밴드를 합병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고, 특히 SK브로드밴드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때는 이러한 예측이 더욱 짙었다"면서 “하지만 유사한 영역에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나 SK플래닛과의 관계, SK텔레콤의 유선상품 재판매 등을 고려해 별도 법인으로 현재의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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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러나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켜 미디어 플랫폼을 강화하려 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SK브로드밴드와 SK커뮤니케이션즈의 통합 작업을 추진할 개연성도 있다"면서 "400억원을 투입해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만큼 SK브로드밴드와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SK커뮤니케이션의 완전자회사 편입 승인은 내년 1월 주주총회, 2월 주식교환 이후가 될 예정이지만 그에 앞서 미디어 플랫폼 강화를 위한 새판짜기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