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분야 '큰 손' 골드만삭스, R3 컨소시엄 탈퇴

인터넷입력 :2016/11/22 13:32

손경호 기자

글로벌 금융사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공을 들였던 골드만삭스가 R3CEV 컨소시엄을 탈퇴한다. 대신 다른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유지하면서 자체적인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R3 컨소시엄은 월스트리트를 움직이는 인프라에 블록체인 기반 분산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목표로 한다. 골드만은 2014년 구성된 이 컨소시엄의 9개 창립멤버 중 하나였다.

R3CEV에 참여하고 있는 금융사들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DB를 적용해 금융사들이 그 동안 구축, 운영해 왔던 인프라와 비교해 수십억 달러 비용을 절감하면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금융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골드만의 탈퇴에 대해 R3측은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원을 들여 헌신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다양한 멤버들은 서로 다른 역량을 갖추고 있고, 이러한 역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블록체인 전문 웹진인 코인데스크는 R3측에서 골드만에 과도하게 투자를 요청했던 것도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 웹진이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은행들의 지분구조는 과거 금융 관련 컨소시엄처럼 한 금융사가 10% 이하 지분을 보유했다. 그러나 R3는 골드만에게 자사 임직원들이 확보한 10% 지분을 포함해 40%까지 지분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협상은 수개월 동안 진행됐으나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R3 컨소시엄에는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을 포함해 70여개 멤버가 참여하는 중이다.

지난 4월 R3 컨소시엄은 '코다(Corda)'라고 불리는 금융거래용 분산원장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11개 은행들이 북미, 유럽, 아시아를 거쳐 금융거래와 관련된 전자토큰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11월에는 10개 멤버들이 분산원장 참여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Know-Your-Customer'라는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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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은 앞으로 외부 투자와 내부 개발을 병행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권에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R3 컨소시엄 외에도 골드만은 지난해 비트코인 스타트업인 써클 인터넷 파이낸셜에 펀딩된 5억달러 투자금에서 비중 있는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또 다른 금융 서비스용 블록체인 기술 개발 스타트업인 디지털 에셋 홀딩스에도 투자를 집행했다. 또한 블록체인과 관련 외국환 거래, 디지털화폐와 관련 2개 특허를 출원 중이다.

아직까지 블록체인은 실제 금융서비스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각 나라별 법적인 이슈가 여전히 불투명한 탓이다. 유일하게 나스닥 장외 주식거래를 위한 시스템인 '링크(Linq)'에만 이 같은 서비스가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