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가 싫어할 파이어폭스 기능, iOS 버전 출시

컴퓨팅입력 :2016/11/18 12:25

모질라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를 겨냥한 새로운 브라우저를 내놨다. 이름은 '파이어폭스 포커스(Firefox Focus)'다. 요즘 브라우저에 다 있는 탭과 메뉴를 없애고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에 집중해 만든 앱이다. 기존 'iOS용 파이어폭스(Firefox for iOS)'와는 별개다.

미국 씨넷은 17일(현지시각) 파이어폭스의 새로운 아이폰 브라우저가 사용자들을 광고주들의 시야에서 숨겨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문자가 웹사이트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추적하는 광고용 소프트웨어를 차단해 준다는 설명이다.

[☞참조링크: Firefox's new iPhone browser hides you from advertisers' eyes]

일반적인 웹사이트는 방문자가 좀 더 관심을 보일만한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의 PC나 모바일 기기에 텍스트 정보를 저장하도록 만들어졌다. 아마존에서 들여다본 상품 정보가 나중에 다른 사이트에서 광고로 표시될 수 있는 이유다.

모질라가 내놓은 iOS용 사생활 보호 브라우저 앱 파이어폭스 포커스. 1년전 만든 '포커스 바이 파이어폭스'에 단순한 UI를 얹은 브라우저 기능을 더하고 이름을 바꿨다. [사진=모질라] https://blog.mozilla.org/blog/2016/11/17/introducing-firefox-focus-a-free-fast-and-easy-to-use-private-browser-for-ios/

파이어폭스 포커스는 이런 웹상의 광고 콘텐츠에 연결된 방문자 행동 정보 추적을 막아주는 브라우저다. 아주 새로운 기능은 아니다. 1년전부터 PC 및 안드로이드용 파이어폭스에 탑재한 '추적 보호' 또는 '트래킹 방지(Tracking Protection)' 기능을 iOS 앱으로 만든 셈이다.

[☞관련기사: 파이어폭스, 광고회사가 싫어할 기능 공식 탑재]

파이어폭스의 추적 보호 기능은 사용자가 '사생활보호' 모드에 들어갈 때 함께 작동하는 형태였다. 사생활보호 모드에서처럼, 파이어폭스 포커스는 사용자가 들른 사이트의 이력과 로그인할 때 쓴 비밀번호 및 쿠키를 보관하지 않는다.

사용자 추적 기술은 광고 표시 여부와 별개다. 파이어폭스의 추적 보호 기능은 광고 표시 자체를 막진 않는다. 광고를 차단하는 기능은 '애드블록플러스'같은 부가 프로그램이나 '오페라' 또는 '브레이브' 같은 브라우저에서 제공하고 있다.

파이어폭스 포커스의 또다른 특징은 단순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다. 앱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메뉴나 여러 사이트를 동시에 띄우는 탭(tab)이 없다. UI가 단순하다는 점은 광고에 연결된 행동 추적 기능을 차단하는 것과 함께 웹서핑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애플 앱스토어의 파이어폭스 포커스 소개 웹페이지.

모질라 측은 "모바일 웹페이지를 느리게 만드는 요인 상당 비중을 웹사이트 방문자 추적에 쓰이는 기술이 차지한다"며 "파이어폭스 포커스는 이런 추적기를 차단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행동을 추적하는 많은 사이트에서 빨라진 속도를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어폭스 포커스 브라우저로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사이트도 있을 수 있다. 사용자가 추적에 개의치 않는다면 파이어폭스 포커스 화면에서 브라우저를 바로 파이어폭스, 사파리로 전환할 수 있다.

사실 파이어폭스 포커스는 작년 12월 출시된 iOS용 '포커스 바이 파이어폭스(Focus by Firefox)'가 이름을 바꾼 것이다. 기존 앱은 사파리 브라우저용 콘텐츠 차단기능만 제공했다. 여기에 더해 추적 보호 기능을 갖춘 독립 브라우저 앱 역할을 부여한 게 파이어폭스 포커스다.

닉 응우옌(Nick Nguyen) 모질라 파이어폭스 제품 담당 부사장은 "우리 엔지니어들 중 한 사람이 포커스 바이 파이어폭스 콘텐츠 블로커 위에 단순한 브라우저를 얹는 실험을 했다"며 "다루기 쉽고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갖춘 가벼운 브라우저가 유용할 수 있겠다 싶어 외부에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앱스토어엔 이미 iOS용 파이어폭스 브라우저가 제공되고 있었는데, 여기엔 추적 보호 기능이 없다. 모질라는 대신 추적 보호 기능을 갖춘 앱을 따로 만든 것이다. 안드로이드나 PC용 파이어폭스처럼 하나의 앱으로 만들지 않은 이유가 뭘까.

파이어폭스 포커스를 소개한 벤처비트 보도에 따르면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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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앱에선 '웹뷰(webview)'라는 내장된 구성요소를 써야 브라우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웹뷰는 'WKWebView'와 'UIWebView', 2가지가 있다. 기존 iOS용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는 WKWebView 옵션을 사용했다. 이는 iOS용 사파리에 준하는 성능을 낼 수 있지만 추적 보호같은 콘텐츠 차단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 새로 나온 파이어폭스 포커스 브라우저는 UIWebView 옵션을 사용했다. 이는 콘텐츠 차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옵션이라, 추적 보호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