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정확한 참가자수 IT로 알려주마

스마트폰 신호 기반 빅데이터 분석 시도 주목

방송/통신입력 :2016/11/17 13:51    수정: 2016/11/19 11:12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촛불집회 참가자 수가 크게 늘면서 경찰과 주최 측의 발표 수치가 현격히 달라 실제 숫자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더 정확한 수치를 계산하려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오프라인 상점 고객 분석 서비스 기업인 조이코퍼레이션은 오는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박근혜 대통령 퇴진(하야) 요구 4차 대규모 촛불집회의 참가자수를 스마트폰 무선 신호 수집 및 분석을 통해 계산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이날 전국적으로 열리는 집회에 서울에서만 최소 50만 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수능을 치른 다수의 수험생들이 광장으로 모여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촛불집회.(사진=뉴스1)

조이코퍼레이션은 이와 관련 "조이스퀘어라는 센서를 집회가 열리는 장소의 각 지점에 설치한 뒤 센서가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무선 신호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신호 세기와 고유값 등을 분석해 참석자 통계를 낼"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워크인사이트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촛불집회 현장에 모인 사람들이 가진 각각의 휴대폰 수를 총 집회 참가자 수로 계산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각 기기마다 고유값이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현장에 오래 머물러도, 또 여러번 센서에 잡혀도 하나의 값으로 인식돼 참가 연인원 계산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다만 집회 현장에 있는 인파가 촛불집회 참여의 목적인지, 지나가는 행인 또는 인근 건물에 근무하는 직원인지 등을 구별할 수 없다는 한계는 지닌다.

그런데 이 같은 한계는 주최 측이나 경찰의 집회 참가자 수 측정 방식도 마찬가지다.

또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스마트폰을 지녔거나 아예 스마트폰이 없는 아이 등의 경우는 전체 통계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조이스퀘어

그럼에도 기존 통계 방식과 달리 스마트폰 무선 신호를 인식해 총 집회 참가자수를 계산하고 시간 당 인원 수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이번 측정 방식은 조이코퍼레이션이 매장 내가 아닌 외부 유동인구를 측정하는 첫 사례다.

측정 규모가 광화문 광장과 태평로 서울광장, 또 율곡로 등으로 광범위한 만큼 회사는 TF팀을 꾸려 최적의 센서 설치 위치를 검토하는 단계다.

또 5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회사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현장 알바생도 모집 중이다.

알바생 모집 페이스북 게시물은 100건 넘게 공유된 상태며 주최 측과 경찰 측의 차이가 이번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히 집계되길 바란다는 글들이 눈에 띈다.

회사 측은 해당 프로젝트를 19일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통계 수치 및 분석 결과는 21일 오전 공개할 예정이다.

조이코퍼레이션 페이스북 페이지.

한편 경찰은 집회 참가자 수를 측정할 때 ‘페르미 추정법’을 사용한다.

먼저 일정한 면적 안에 있는 사람의 수를 세고, 이를 대상 지역의 면적에 비례해 계산하는 방법이다. 통상 3.3㎡(1평)에 성인 남성 9~10명이 설 수 있다고 가정한 뒤, 페르미 추정법을 적용해 광화문광장(1만9000㎡)일대가 가득 차는 경우 5만8000명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반면 주최측은 특정 시점이 아닌 집회 시간 동안 참여한 전체 인원을 누적으로 따져 집회 참가자로 계산한다. 잠깐이라도 현장에 있었던 참가자 등 유동인구를 모두 포함한 연인원을 집계하는 방식이다. 또 나눠준 초의 숫자, 인근 지하철역이나 골목에 모인 인원을 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 가지 측정 방식은 모두 특정 공간에 머무는 집회가 아니라 일정 구간을 행진하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또 시간과 위치에 따라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도에서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과거 집회 때에도 경찰과 주최측 추산 규모는 격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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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주최 측 추산 70만명, 경찰 추산 8만명) ▲2004년 3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시위(주최 측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13만명)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한계로 최근 부산 해운대구는 내년부터 해운대 해수욕장 인파 집계를 페르미 추정법 대신 휴대전화 위치확인(스마트 셀 분석)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을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