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3D디자인 더 품는다…'프로젝트 펠릭스'

머신러닝으로 3D디자인 '문턱' 일부 낮춰

컴퓨팅입력 :2016/11/10 15:48

어도비가 2D를 넘어 3D디자인 기술도 지원한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간단한 조작으로 실사 사진 배경에 디지털 3D 오브젝트를 자연스럽게 합성할 수 있는 편집 소프트웨어(SW)를 자체 개발해 선보였다. SW는 '프로젝트 펠릭스(Project Felix)'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어도비의 새 3D디자인툴 프로젝트 펠릭스(Felix) 소개 유튜브 영상. 펠릭스 툴 기능으로 생성한 음료수병 모양의 3D오브젝트를 포토샵이 넘겨받아 배경과 합성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가 3D디자인 영역에 관심을 보인 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그간 간판 2D디자인 SW '포토샵'에도 3D디자인 기능을 꾸준히 추가해 왔다. 그런데 프로젝트 펠릭스는 포토샵의 일부 기능이 아니라 독립적인 SW다. 포토샵의 3D디자인 기능과는 계보를 달리 한다는 의미다.

■차세대 3D툴 '프로젝트 펠릭스'…"포토샵 3D기능과 달라"

포토샵과 프로젝트 펠릭스의 3D디자인 기능은 어떻게 다를까? 10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사무실에서 이를 소개한 강진호 한국어도비 상무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프로젝트 펠릭스는 포토샵의 3D 관련 기능과 다른 독립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개발 중이고, 연내 데스크톱용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3D를 잘 모르는 2D 및 일반 디자이너들이, 3D오브젝트를 다뤄야 하는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자인 팀 실무자가 3D오브젝트를 불러와 렌더링하고 사용하는 과정에 필요한 기능이 툴에 포함돼 있다. 포토샵을 주로 쓰는 업무 환경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CC)에 연결되는 모든 어도비 앱이 공통으로 쓸 수 있는 (3D디자인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툴로 제공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펠릭스 소개 유튜브 영상 중 한 장면. 3D오브젝트 템플릿에서 음료수병을 찾아 색상 텍스처를 맵핑하고 물이 튀어오르는 효과 역시 템플릿으로 간편하게 적용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즉 프로젝트 펠릭스는 어도비에게 독립적인 3D디자인 SW일뿐아니라 CC 제품군으로 묶이는 모든 앱에 공통으로 필요한 3D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도비가 전체 디자인 업계에서 3D 콘텐츠 수요의 잠재력을 높게 바라보고 있음을 방증한다.

어도비는 또 2D 결과물을 주로 다루는 디자이너들에게 일반적인 3D디자인 툴은 복잡하고 어려운 조작을 거쳐야 하지만, 프로젝트 펠릭스는 그런 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툴 기능에 머신러닝 적용…"3D디자인 어려움 줄였다"

앞서 어도비는 이달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치른 연례 컨퍼런스 '어도비맥스'를 통해 프로젝트 펠릭스를 공개하고, 가상의 시나리오로 디자인 실무자가 이를 다루는 과정을 보여 주는 유튜브 영상을 게재했다. 99초짜리 영상 속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강진호 한국어도비 상무의 어도비맥스2016 미디어브리핑 자료 일부. 연내 프로젝트 펠릭스 데스크톱버전 베타 버전 공개를 예고했다.

디자이너가 툴을 실행한다. 새 프로젝트를 열어 빈 입체 공간을 띄운다. 음료수병 모양의 3D모델링 파일을 연다. 매직원드 기능으로 병 속 음료와 병뚜껑 영역을 지정해 각각 빨강과 파랑 텍스처를 맵핑한다. 템플릿으로 병 주변 바닥에서 물이 튀어오르는 효과를 더하고 그 방향을 마우스 끌기로 돌려 가며 자연스러운 각도를 찾는다.

이제 배경에 바닷가 백사장에 놓인 나무 탁자 사진을 깐다. 병이 놓일 가상의 수평선 높이를 지정한다. 사진 속의 햇볕과 어울리게 병에 적용되는 광원과 반사광을 재구성한다. 채도 편집 등 후보정으로 마무리한다.

영상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디지털 사물을 실사 배경사진에 어색하지 않게 합성해가는 후반부 작업 과정이다. 사진 속 광원 방향과 세기를 파악해 디지털 사물에 비슷하게 적용할수록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3D디자인 툴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프로젝트 펠릭스에는 배경 이미지의 광원을 분석해, 합성용 사물에 적당한 조명을 파악하고 적용해 주는 기능이 있다. 즉 어도비는 사람 대신 SW가 이미지의 광원을 분석하도록 만들었다.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동원했다는 설명이다.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드림위버 등 데스크톱 CC앱 진화

어도비가 맥스 컨퍼런스에서 새 3D툴인 프로젝트 펠릭스만 강조한 건 아니다. 다른 실험적 SW로 익스피리언스디자인(XD)이 프리뷰 단계를 거쳐 베타버전으로 나왔다. XD는 기획과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웹콘텐츠용 사용자인터페이스(UI) 디자인툴로 소개됐다. 연내 윈도10용 유니버설윈도플랫폼(UWP) 기반 앱으로도 출시된다.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협업, 동시편집, 버전 관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강진호 한국어도비 상무의 어도비맥스2016 미디어브리핑 자료 일부. 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CC) 제품군에 추가될 새로운 앱, 기존 앱 업데이트 사항, CC와 연결되는 마켓플레이스의 개선사항을 요약 제시했다.

포토샵은 데스크톱용 포토샵에서 유니버설 검색을 지원한다. 검색어에 맞게 어도비스톡의 프리미엄 이미지, 온라인 도움말을 띄워 주거나, 메뉴를 거치지 않고 해당 기능을 바로 띄워 준다. 디자인에 적용하는 서체로 웹용 벡터 포맷 SVG 기반 텍스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됐고, 디자인요소의 CSS 속성 복사 기능처럼 쓸 수 있는 SVG 속성 복사 기능이 추가됐다. 콤프, 스케치, 픽스 등 iOS용으로만 제공되던 포토샵 연계용 모바일 앱이 안드로이드용으로도 제공된다.

일러스트레이터에서는 SVG 포맷을 다룰 때 포토샵에서처럼 '도트질'이 가능해졌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별로 동일 디자인에 픽셀 크기만 바꿔 만드는 아이콘 디자인시 이전에 불가능했던 정수 픽셀값 디자인이 지원된다는 뜻이다. 영상툴 프리미어에선 스테레오 및 모노VR 콘텐츠를 편집하고 VR고글을 착용해 편집중인 콘텐츠를 직접 테스트할 수 있는 기능이 더해졌다. 애니메이션툴 캐릭터애니메이터에선 카메라 앞세 선 인물의 안면인식으로 그 표정과 손짓 등을 실시간 추적해 캐릭터의 동작으로 연결해 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한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던 웹퍼블리싱 툴 드림위버는 코드에디터 '브래킷'을 품어 확 달라진 UI를 지원한다. 기존 작업환경을 쓸 수도 있고 코드에디터 중심으로 구현된 '엣지코드 워크스페이스'를 쓸 수도 있다. 위지윅 방식 대신 코드를 직접 편집하는 방식을 원하는 개발자 수요에 대응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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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스톡 컨트리뷰터 포털 한국어 버전 사이트. 어도비맥스2016 현장에서 글로벌 정식 개장 소식이 나왔다. 어도비 계정을 통해 이용자끼리 디자인용 고품질 이미지를 사고 팔 수 있다.

이밖에도 '어도비스톡 컨트리뷰터 포털'이 베타 딱지를 뗐다. 포털은 CC 가입자들끼리 어도비 툴에서 저작권 부담 없이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사고 팔 수 있는 일종의 디자인 요소 장터다. 어도비의 검수를 통과한 요소들이 선별 등록된다.

영어를 비롯해 주요 언어권 키워드를 입력해 필요한 고품질 이미지를 검색할 수 있다. 문자 키워드만아니라 갖고 있는 이미지를 직접 올려 그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이미지를 검색하는 기능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