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시장, 챗봇 기반 대화형 서비스 꿈틀

국내외 거대 은행들 행보 빨라져

인터넷입력 :2016/10/31 18:23

황치규 기자

챗봇을 활용한 대화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거대 금융 회사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마스터카드, 핀테크 스타트업과 손잡고 챗봇 서비스 '에리카' 초기 버전을 발표하면서 챗봇과 금융의 융합을 둘러싼 관심이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NH농협은행도 카카오톡 기반 금융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챗봇은 국내 금융권에서도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BOA가 선보인 '에리카'는 현재 거래 내역이나 한도액 등 기본적인 질문에 자동으로 답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BOA는 중장기적으로 에리카를 완전 자동화된 금융 비서 서비스로 키운다는 목표다. '금융의 시리'처럼 만들겠다는 얘기다.

BOA에서 디지털 뱅킹 전략을 총괄하는 미셸 무어는 몇년 후 뱅킹의 모습은 챗봇 기반일 것임을 예고했다.

챗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는 익숙한 메신저 환경에서 이메일을 쓰고 여행 일정을 예약하는 등의 간단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페이스북 챗봇

기업들이 운영하는 챗봇에 메신저로 대화하듯 문자를 보내면 챗봇이 자동으로 요구 사항을 처리해주는 방식이다. 챗봇은 고객 서비스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정 기업에 궁금한게 있으면 전화를 걸지 않고 메신저로 묻는 것이 가능하다.

챗봇은 글로벌 IT업계에계에선 이미 중량급 변수로 부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회사들은 챗봇 플랫폼을 공개하고 시장 선점을 향한 세몰이에 들어갔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 기업들은 페이스북 기술을 활용해 이 회사 메신저에서 돌아가는 챗봇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다.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행보, 인공지능(AI) 기술과의 융합으로 챗봇은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에 이어 기업들이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차세데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챗봇을 주특기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챗봇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평가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챗봇으로 특화된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스타트업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챗봇을 겨냥한 스타트업 사례로 디짓(Digit), 클라리티 머니 캐피털원 등을 예로 들었다.

디짓의 경우 고객들의 지출 습관을 모니터링하고 은행에서 디짓 계좌로 한달에 몇회 정도 소액을 이체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앱을 개발하는 회사다. 디짓 서비스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문자 메시지 기반으로 이뤄진다. 디짓은 지금까지 벤처투자회사로부터 3천6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챗봇 기반 금융 비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진화 방향을 놓고서는 현재로선 두가지 앵글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핵심은 은행과 비은행 서비스 회사 중 누가 챗봇 기반 금융 서비스에 대한 주도권을 행사하느냐는 것이다. BOA처럼 은행들이 독자적인 챗봇 서비스 제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런 환경에서 중립적인 조언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 사이에선 금융 비서 서비스는 비금융권 회사에서 나와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