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주행거리·공간 만족' GM 볼트 EV

편의성, 거주성, 실용성 갖춰...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카테크입력 :2016/10/26 17:53    수정: 2016/10/28 14:44

“어, 이 차 생각보다 크네!”

국내 최초로 ‘2016 한국전자전’에서 공개된 GM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를 보고 느낀 첫 인상이다.

볼트 EV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83km(미국 EPA 기준)까지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판매중인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높은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국내 기준, 191km)보다 무려 2배 가량 길다.

볼트 EV를 단순히 ‘긴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차’라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차는 편의성, 거주성, 실용성 등을 갖춘 팔방미인 전기차다.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볼트 EV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가격으로 책정되면, 패밀리형 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모델 3' 출시 이후 주행거리 끌어올린 볼트 EV

기자는 볼트 EV를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에서 처음 접한 후 9개월만에 다시 접하게 됐다.

볼트 EV는 CES 2016 기조연설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형 모델로 공개됐다. 당시 기조연설에 등장한 메리 바라 GM CEO는 “볼트 EV는 한번 충전에 최대 321km까지 갈 수 있으며 실 구매가는 약 3만달러(한화 3천369만원)"라고 밝혔다.

볼트 EV는 이후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 3' 공개 이후로 한동안 기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가득했다. 테슬라는 지난 4월 모델 3 공개 당시 1회 충전 후 주행거리가 215마일(346km, 미국 환경보호청 인증 기준)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GM이 1월 발표한 주행거리보다 길다.

지난 1월 미국 CES 2016에서 최초로 공개됐던 GM 볼트 EV(사진=지디넷코리아)

GM은 모델 3 공개 이후 주행거리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8개월이 지난 9월 볼트 EV의 주행거리를 238마일(383km)까지 끌어올렸다. 또 이 수치로 미국 환경보호청 인증을 받아낼 수 있었다.

이제 GM은 올해 말 볼트 EV를 미국 시장에 첫 출시한 후 내년 상반기 국내를 포함한 주요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증거다.

GM 볼트 EV의 충전구는 차량 좌측 앞에 위치해있다. 이곳을 통해 완속 및 급속 충전을 시킬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쉐보레 볼트 EV 측면 (사진=지디넷코리아)

■키 180cm 넘는 성인도 넉넉하게 탈 수 있는 실내

볼트 EV는 넉넉한 주행거리 뿐만 아니라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수치 상으로 보는 볼트 EV 크기는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전장 4천166mm, 전폭 1천765mm, 전고 1천595mm, 휠베이스 2천601mm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보다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런데 이 수치가 정말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볼트 EV의 앞, 뒷좌석 공간은 만족스럽다. 키 180cm가 넘는 기자가 탔을 때 머리와 무릎이 천장과 앞좌석에 닿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볼트 EV는 예상보다 넓은 뒷좌석 거주공간을 확보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0.2인치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인 볼트 EV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전자전에서는 볼트 EV 디스플레이를 별도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볼트 EV 전자식 기어 레버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GM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볼트 EV의 앞좌석 시트 부피를 전체적으로 줄여서 뒷좌석 승객 공간이 여유로워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배터리 셀이 차체 바닥에 고르게 퍼져 있어 배터리 부피에 대한 불편함도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볼트 EV의 실내 사양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중앙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10.2인치 디스플레이다. 이는 최근 국내 카셰어링 업체에 먼저 출시된 볼트(Volt)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보다 시인성이 좋은 편이다. 에너지 흐름을 나타내는 그래픽도 선명하고,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를 위한 각종 운전 정보 등이 포함됐다.

■한국GM "국내 판매용 볼트 EV, 사양 차이 없어"

볼트 EV는 이뿐만 아니라 애플 카플레이가 구동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배터리 충전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리젠(Regen) 기능, 전자식 기어 사양 등이 탑재됐다. 또 차선유지보조 장치 등의 주행지원시스템이 탑재됐다.

그렇다면 과연 이같은 사양들이 국내 출시 모델에 그대로 적용될까.

볼트 EV 개발에 참여한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서 공개된 주요 사양은 우리나라 판매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며 “국내 판매 볼트 EV는 하이패스 시스템, 한국형 내비게이션 탑재 등을 빼고 해외 판매 모델과 사양 차이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GM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볼트 EV, 국내 전기차 시장 흐름 바꿔놓을까

한국GM은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볼트 EV의 보닛 내부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다. 아직 이 모델이 출시 전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차량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고 싶은 자동차 팬들에게 아쉬운 소식이다.

볼트 EV는 LG화학에서 제작한 60kWh급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150kW(200hp) 출력의 전기 모터가 탑재됐다. 국내 기준의 급속 및 완속 충전 시간과 국내 판매 가격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볼트 EV 개발을 주도한 GM와 LG전자 등은 볼트 EV가 향후 전기차 시장을 재편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볼트 EV 전장부품 공급을 이끈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은 “볼트 EV는 향후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직접 부산에서 서울까지 볼트 EV를 타고 시험 주행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주행해본 결과, 확실히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볼트 EV가 가진 383km 주행거리(Range)”라고 밝혔다.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볼트 EV 차량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최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볼트 EV의 연간 판매량을 약 3만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GM 내부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판매 수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볼트 EV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다”고 밝혔다. 한국GM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셈이다.

볼트 EV가 진정 전기차 시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국내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되어야 한다. 전기차 국고보조금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 한국GM이 향후 볼트 EV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친다면 생산 등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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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는 페이스북을 통해 볼트 EV의 영상 리뷰도 담았다. 해당 영상은 이 곳(▶바로가기)에서 볼 수 있다. 유튜브 영상은 편집이 완료되는 대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쉐보레 볼트 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