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새 보상책, 아이폰7 환승족 잡을까

삼성 "갤럭시 충성고객에 해법 제시"…소비자는 "기대이하"

홈&모바일입력 :2016/10/24 17:00    수정: 2016/10/24 17:01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지지부진한 갤럭시노트7 교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으로 새로운 보상 프로그램인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애플 아이폰7이 국내 출시 이후 순조로운 판매 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맞대응을 위해 내놓은 처방전이 실효성이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기존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혜택이 담긴 것은 아니어서 추가 보상안 발표를 기다리며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이탈이 가속화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용자 중 ‘갤럭시S7’이나 ‘S7엣지’로 교환하는 고객들이 내년에 출시되는 ‘갤럭시S8’ 또는 ‘노트8’을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4일 발표했다.

갤럭시노트7 사용자가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 엣지를 24개월 할부로 구입한 뒤, 12회차까지 할부금을 납부하고 사용중인 단말을 반납하면 내년에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을 구입할 때 남은 12개월치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것이 골자다.

만약 1년이 지나기 전에 신제품 구입을 원할 경우, 그 시점으로부터 12개월까지 사이의 잔여 할부금을 완납하면 된다. 12개월을 모두 채우지 않더라도 신제품이 출시되면 약정 부담 없이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내달 11월 30일까지 운영되며, 시작일과 구체적인 가입 방법 등은 이동통신사와 협의 후 공지할 예정이다. 이미 갤럭시노트7을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 엣지로 교환한 고객들도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시점인 10월 11일 기준으로 노트7을 사용했다면 해당 프로그램에 소급 적용돼 가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삼성전자가 운영하던 '갤럭시 클럽'처럼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방문 시 우선 접수가 가능한 패스트트랙(Fast track)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액정 수리 비용 50% 할인도 2회 제공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진=삼성전자)

또 가입 고객에게는 현재 갤럭시 노트7 교환·환불 고객에게 지급되는 쿠폰과 통신비가 동일하게 지원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교환·환불 고객 전원에게 3만원 상당의 모바일 이벤트몰 이용 쿠폰을 증정하고 있으며, 11월 말까지 갤럭시S7·S7엣지, 노트5로 교환하는 고객에게는 통신 관련 비용 7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관련 추가 보상안을 고대해왔던 기존 사용자들은 실망스러운 반응이 역력하다. 이미 출시된 지 7개월이 지난 갤럭시S7 시리즈를 출고가의 절반 정도로 사용할 수 있지만 1년 뒤에는 제품을 반납해야 하는데다가, 내년 나오는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은 제값을 모두 주고 구입해야하기 때문이다.

기존 삼성전자가 운영했던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인 '갤럭시클럽'과 달리 월 서비스 이용료가 없고 신제품 구매 시점에 약정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큰 혜택은 아니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아이폰7 출시와 함께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불편법 보조금을 통해 갤럭시S7을 10만원대에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에서 약 40만원의 할부금을 부담하고 1년 뒤 반납해야하는 조건의 갤럭시S7을 구입하기 꺼려진다는 반응이 많다. 삼성전자의 리콜 후속 대책을 기다려온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대거 아이폰7 등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교환율은 현재 15% 미만이다. 이는 국내 갤럭시노트7 가입자 55만 명 중 7만~8만명 수준으로, 아직도 40만명 이상이 갤럭시노트7을 사용 중이라는 의미다. 많은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이를 대체할 만한 스마트폰이 마땅치 않고 삼성전자의 추가 보상안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등의 이유로 교환을 미루고 있다.

한 갤럭시노트7 사용자는 "삼성전자의 추가 보상안이 나온다고해서 일단 갤럭시노트7 교환을 보류해왔는데 내용이 생각보다 실망스러워 갤럭시노트7을 환불하고 아이폰7을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갤럭시노트7 사용자도 "많은 혜택이 있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결국 갤럭시S7 임대폰을 40만원 주고 쓰고 1년 뒤에 갤럭시노트8을 제값 주고 구매하라는 말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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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프로그램은 갤럭시 기종을 계속 사용하고자 하는 충성 고객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 초기 사용자이면서 단종 사태 이후 갤럭시S7 혹은 갤럭시S7 엣지로 교환을 고려하면서 내년 갤럭시S8 또는 갤럭시노트8 구매까지 염두에 뒀던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차피 갤럭시노트7 월 할부금을 지급하는 상태에서 갤럭시S7을 잠시 임대폰처럼 사용하다가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 신제품이 나오면 약정에 묶이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갤럭시를 사용하는 소비자분들이 약정에 얽매이지 않도록 최소한의 해법을 제시해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