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쏠림 '우려'…애플 콧대 더 높아질까?

이통사 “깐깐한 AS, 폐쇄 정책 개선돼야”

방송/통신입력 :2016/10/20 13:18    수정: 2016/10/20 13:41

'갤럭시노트7' 조기 퇴장과 맞물려 '아이폰7' 사전 예약 수치가 전작 대비 2배가량 높게 나타나면서 ‘아이폰 쏠림’ 현상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휩쓸 전망이다.

높아지는 아이폰 인기 만큼이나 이용자 AS나, 국내 이통사에 대한 애플의 일방적이고, 고압적인자세가 계속 되거나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이폰 사전 열풍 '후끈'…'아이폰 6S'의 2배

20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시작된 아이폰7 사전 예약 신청자 수는 전작인 아이폰6S 대비 2배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휴대폰 판매고는 보통 외부에 알려지면서 반올림 되거나 살짝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아이폰7 예약가입 숫자가 전작의 2배가량 달한다고 밝혔다.

사전 예약 5만 명을 꽉 채우고, 일반 예약을 받고 있는 KT는 정식 출시일인 21일 현장 구매자들이 아이폰7을 바로 개통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서둘러 예약한 가입자들도 이 달 말까지 개통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이폰 모델 비교.(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캡처)

SK텔레콤은 2차 가입자 까지는 출시 이틀 내 개통을 약속한 상태지만, 3차 가입자의 개통 예상일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장 구매자들도 바로 기기를 받아 개통하기는 힘들 것이란 반응이다.

LG유플러스도 전작보다 2배가량 아이폰7의 반응이 좋다면서, 애플과 원만히 조율해 물량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약 구매자들이 많아 당일 구매자들의 개통은 역시나 힘들 수 있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통 3사는 아이폰7 인기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갤노트7 조기 퇴장에 따른 반사이익과 제품 자체에 대한 충성도와 기대감이 시너지를 냈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7 ‘제트블랙’ 색상에 대한 인기가 워낙 높아 각 이통사 모두 조기 소진된 실정이다.

■불친절한 애플 A/S, 한국 소비자 냉대

이통사들은 아이폰7 인기에 큰 기대감을 걸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애플의 변함없는 ‘갑질’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먼저 애플의 AS 정책이 부담이 되고 있다. 애플은 특히 국내 소비자에 불합리한 AS 약관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코리아 및 공인 서비스센터 등에 몇 차례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막상 제품 고장을 겪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애플 고객 지원 홈페이지 캡처.

그 동안 애플은 액정, 홈버튼 등 일부 부품이 고장 나더라도 전체 기기를 교체하는 리퍼 정책을 펼쳤다. 또 AS를 신청하면 고장 정도에 상관없이 무조건 1주일가량 기기를 맡겨야 했다. 예상 수리비 안내나 상담도 불친절 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변 곳곳에 애플 전문 판매점이나 AS 센터를 찾아볼 수 있지만, 이들은 애플코리아의 의뢰를 받아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체다. 애플은 자사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애플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데, 현재 애플 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는 국가는 총 15개 국가 뿐이고 여기에 한국은 포함돼 있지 않다.

결국, 공정위가 지난해 12월 애플코리아에 시정 권고를 내리고 올 4월에는 애플이 공인 수리업체 9곳과 맺은 불공정 위수탁 계약서 시정을 명령했다. 그 결과 애플은 액정, 배터리 등 일부 부품에 대한 부분 수리를 제공 중이지만,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AS 만족도는 국내 업체와 비교해 떨어지고 있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점유율은 9월 기준 17.47%다.

통계 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점유율은 지난 달 기준으로 17.4%다. 작년 말 아이폰6S 출시로 20%를 넘기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하지만 아이폰7 출시를 계기로 다시 국내 점유율은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규제당국의 조치 등으로 다소 낮춰진 애플의 콧대가 다시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애플 갑질, 이통사들도 ‘쩔쩔’

국내 이통사들은 아이폰7 국내 출시를 발표하기 전까지 폐쇄적인 정책으로 일관하는 애플 눈치 보기에 바빴다.

출시일이 조기에 확정돼야 구체적인 마케팅 정책과 일정을 세우는 데, 애플이 이통사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 이달 초 까지도 이통사들은 10월 14, 21, 28일 하루로 아이폰7 국내 출시를 예상하는 처지였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의 혼란도 컸다.

서울 시내 한 이통 대리점이 아이폰7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이 외국 기업이기도 하고, 워낙 까다로운 존재라 우리도 정확한 출시일은 알기 어렵다”면서 “애플이 알려주기 전까지 예상되는 날짜를 정해 마케팅 계획과 판매 정책들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은 이번 아이폰7 출시를 준비하면서도 전혀 변함 없었다”며 “올 연말 국내에 애플 스토어를 짓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전까지는 아마 현재와 같은 정책이 유지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통사들은 그동안 애플의 고압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고객보호 차원이란 미명하에 아이폰 전문 AS센터를 대행 운영하고, 아이폰 고객을 위한 혜택을 더 강화해 왔다. 애플이 바뀌지 않으니, 이통사라도 나서 충성도 높은 아이폰 고객을 보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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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사태로 아이폰7 특수에 기대를 걸면서도 또 한편으로 이통사들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은 과거에도 국내 이통사의 '갑' 이었다"면서 "아이폰7 독주로 시장이 재편될 경우, 과거보다 더한 '절대 갑' 행세를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