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찾기 총력

시료 적어 테스트 어려움…사용패턴도 함께 분석

홈&모바일입력 :2016/10/17 15:24    수정: 2016/10/17 16:52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단종 결정을 내린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갤럭시S8 등 차기작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안전성 확보가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다만 국내에서 발화된 기기를 대상으로만 조사가 진행되다 보니 시료가 한정적이어서 원인 분석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또 배터리 열화에 영향을 미치는 내외부 변수가 워낙 다양한 탓에 원인 분석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내부에서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원인 찾기에 나섰지만 다양한 변수를 가정한 테스트에도 발화 재현이 어려워 원인 분석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충전과 방전 중 전극 내부재료의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외부 충격을 받을 경우 열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가정 하에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갤럭시노트7은 전작보다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밀도는 더 높은(3000→3500mAh)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구조적으로 충격에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저장밀도를 높이려면 한정된 공간 안에 많은 전극물질을 넣어야하는데 팽창이 과하게 이뤄질 경우 양극과 음극이 합선되면서 불이 붙게 된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의 오작동을 막고 과충전 등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는 핵심 부품이 오작동할 경우 배터리 열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갤럭시노트7에 적용된 고속충전 기능도 배터리에는 더욱 가혹한 조건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발화된 기기 사용자 대부분이 장년층 보다는 젊은층 위주였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사용습관도 배터리 열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의 자체적인 조사와 동시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도 국가기술표준원의 의뢰를 받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KTL은 국내에서 발화가 이뤄진 시료 4~5대를 대상으로 엑스레이와 CT(컴퓨터단층) 촬영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코랄블루 색상 (사진=삼성전자)

국내 한 2차전지 전문가는 "외부 충격과 고온에서 취약한 리튬이온전지의 특성상 발화된 폰의 상태가 충격이나 고온에 노출됐는지를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쉽게 원인을 파악할 수 있지만 배터리 발열 및 발화의 원인이 여러가지여서 단정할만한 근거가 부족한 상태"라면서 "발화된 제품의 분석결과를 통해 가능성이 있는 원인들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사례를 종합해볼 때 물리적인 발화 지점은 배터리가 맞지만 근본적으로 배터리 발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내외부 변수가 워낙 복잡한 탓에 규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발화가 이뤄진 제품 4~5대를 대상으로 한정적으로 조사가 이뤄지다 보니 원인 분석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 해외 관계 당국도 별도의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기관과 공조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차 리콜 이후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보도된 발화 사례는 5건 정도다.

CPSC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과열 문제 96건이 보고됐다. 전체 리콜 대수 190만대를 감안하면 발화가 일어날 확률은 0.005%인 셈이다. 때문에 다양한 변수를 가정해 발화 사고를 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정확한 원인 분석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 품질 점검 프로세스 전면 개편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요소라는 판단이다.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반드시 근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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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1차 리콜 당시 조사 9일 만에 원인을 '배터리셀 자체 결함'으로 단정하고 전량 리콜을 결정했지만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발화 사고가 잇따르면서 면밀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발화 원인을 철저히 규명한 후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소비자들에게 공표할 것"이라면서 "투명한 정보 공개만이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없애는데 필수적이라는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