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 업로드 용량, 유료 사용자에겐 무제한?

컴퓨팅입력 :2016/10/14 17:09

초보 에버노트 사용자에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을 찾자면 '업로드 용량 제한'을 꼽을 수 있다. 업로드 용량을 소진한 시점부터 PC에 새로운 노트를 작성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매월 사용량이 초기화되는 날짜가 오길 기다려야 다시 정상적으로 노트를 작성할 수 있다.

일례로 PC용 에버노트 앱은 업로드한 용량이 해당 계정의 한도를 초과할 경우 '이번 달 업로드 공간이 부족하다'며 '새로운 콘텐츠는 컴퓨터 또는 모바일 장치에 로컬로 저장되지만 ○월○일 ○요일에 월 제한이 초기화될 때까지 에버노트 서비스와 동기화되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이 설명만 보면 왠지 '클라우드 동기화'를 포기하는 걸로 타협할 수 있을 것 같다. 업로드 용량이 없더라도 PC용 에버노트 앱에 계속 새 노트를 작성하면서 업로드 용량 초기화 날짜까지 기다리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PC 앱에서 새 노트를 작성할 수가 없다.

에버노트 로고.

■계정 업그레이드를 부르는 상황

에버노트는 '보관 용량'에 제한을 거는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업로드 용량을 제한한다. 한 번 가산된 업로드 용량은 매월 초기화 날짜까지 기다리지 않는 한, 자연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서비스에 올라간 자료를 지우더라도 업로드 용량은 줄지 않는다.

업로드 용량을 다 쓴 사용자는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버티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PC 앱으로는 새 노트를 작성할 수 없다. 대신 데스크톱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에버노트 '웹'을 쓰면 된다. 웹에선 추가 용량 없이 새 노트를 작성하고 파일도 첨부할 수 있다. 물론 앱을 쓰는 것만큼 빠르고 편리하지 않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초기화가 되는 날까지 기다리며 버틸 수 없다면, 나머지 선택지 하나는 '돈을 쓰는 것'이다.

에버노트 유료 서비스로 결제하면 업로드 용량 최대치가 확 커진다. 에버노트는 사용자 계정을 3등급으로 구별한다. 베이직(무료) 사용자는 매월 60메가바이트(MB), 플러스(유료) 사용자는 1기가바이트(GB), 프리미엄(유료) 사용자는 10GB의 업로드 용량을 쓸 수 있다.

베이직 사용자가 플러스 계정으로 업그레이드할 경우 월 업로드 용량 한도는 약 17배로 커진다. 플러스 사용자가 프리미엄 계정으로 업그레이드할 경우엔 10배로 늘어난다. 그리고 월 제한 초기화 날짜도 바뀐다. 업그레이드(결제)한 날을 기준으로 1개월 뒤가 되는 것이다.

에버노트 사용자 등급 3가지.

■이도 저도 안 통하는 경우

버틸 수도, 돈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 존재한다. 이미 프리미엄 계정을 사용 중일 경우다.

월 10GB에 달하는 프리미엄 계정 업로드 용량도 상황에 따라 모자랄 수 있다. 정기적으로 수백MB 크기의 사진이나 동영상 파일을 만들고 이를 노트에 첨부해야 한다든지, 이제 막 에버노트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동기화하려고 모아 둔 자료가 10GB를 훨씬 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데 에버노트 프리미엄 사용자는 이미 서비스를 최고 등급으로 쓰고 있다. 즉 앱을 통해 10GB 업로드 한도를 소진했을 때 '업그레이드를 통한 용량 추가'를 못 한다. 10GB 한도가 부족할만큼 첨부해야 할 대용량 파일이 많다면 용량 초기화 시점까지 기다리기도 마땅치 않다.

업로드 용량을 다 쓴 에버노트 프리미엄 사용자에게 이런 상황은 선뜻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등급이 더 낮은 사용자들에게는 추가 결제를 통해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제시되는데, 정작 최고 등급 사용자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프리미엄 사용자가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마련돼 있다. 에버노트는 월 한도를 소모한 프리미엄 사용자에게 별도 비용 없이 업로드 허용량을 늘려 준다. 다만 사용자가 직접 고객지원센터에 관련 문의를 접수하고 담당자의 조치를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에버노트 프리미엄 계정 사용자가 월 업로드 용량 한도 10GB를 소진했을 경우 윈도용 앱에서 표시하는 팝업창. 팝업창을 닫더라도 새 노트를 작성하려 하거나 편집하려 할 때 반복해서 뜨기 때문에 로컬 영역에 새 노트를 쓸 용도로 앱을 사용할 수가 없다.

■프리미엄 계정 사용자의 특권?

고객지원센터에 용량 부족 문제를 호소하는 사용자는 담당자 확인을 거쳐 용량을 추가받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월 업로드 용량 한도를 일정 기간 안에 여러 번 추가받을 수 있는 것일까? 공개된 질의응답으로는 이 의문을 풀 수 없었다. 에버노트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공식 답변 대신, 아래 인용된 용량 부족 문제를 호소한 사용자가 받을 수 있는 고객지원센터 담당자 회신 메일의 일부를 보자.

"허용량의 부족 시, 고객지원센터에서는 프리미엄 계정에 별도의 비용 없이 추가 업로드 허용량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중략)… 사용 지침을 함께 참고 부탁드리며, 또한 에버노트 사용에 어려운점이나 요청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고객지원센터에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담당자 답변 말미에 제시한 에버노트 사용지침은 일종의 사용자 약관이라 보면 된다.

에버노트 측은 사용 지침을 통해 "에버노트는 클라우드 백업, 파일 동기화, 파일 저장 및 보관용으로 설계되지 않았다"며 "에버노트를 이런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귀하와 다른 사용자들이 에버노트의 현저한 기능 저하를 경험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에버노트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월 업로드 허용량 5GB가 추가된 프리미엄 사용자의 계정 정보.

■"용도에 맞게 써 주세요…백업용 말고"

이 내용에 따르면 사용자는 에버노트로 하드드라이브 백업, 미디어 라이브러리 저장, 단순 보관 목적으로 대용량 파일 유지 등 행위를 하면 안 된다. 쉽게 말해 업로드 용량 한도를 빠르게 낭비할만한 방식으로 에버노트를 쓰면 안 된단 얘기다.

에버노트가 없는 이런 조건을 내건 배경은 이해할 만하다. 사용자는 매달 주어지는 업로드 한도만 지키면 무제한의 데이터를 보관 가능하다. 이 경우 에버노트는 사용자가 늘지 않더라도 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보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같은 사업자의 클라우드 드라이브는 '보관 데이터' 크기 자체를 제한한다. 사용자의 등급이 유료든 무료든 마찬가지다. 그 한도 안에선 당연히 업로드 용량에 제한이 없지만, 결국 사용자가 동기화할 수 있는 보관 데이터의 상한선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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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관리 효율과 운영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에버노트는 사용자들이 일정기간 업로드하는 데이터의 크기를 제한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여타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보관 가능한 데이터의 종류를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빠른 자원 고갈을 억제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

다만 에버노트 측에서 보완해야 할 여지가 없진 않다. 예를 들면 프리미엄 사용자가 업로드 용량을 빠르게 소모할 경우 앱을 쓸 수 없는 등 발생할 수 있는 불편에 대해 경고하거나, 대용량 파일을 첨부한 노트가 중복 생성되는 식의 버그는 개선돼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