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소송서 폭스바겐 거론된 까닭은

美 대법원 소송…'제조물품성'이 핵심 쟁점

홈&모바일입력 :2016/10/12 17:14    수정: 2016/10/12 18:0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122년 만의 디자인 특허 상고심 소송에선 ‘제조물품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대법원은 11일(현지 시각)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소송 상고심 첫 공판을 했다. 1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 공판에선 ‘일부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점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공판에선 특히 디자인 특허의 기본 개념 중 하나인 ‘제조물품성(article of manufacture)’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제조물품성은 디자인 특허의 기본 개념을 규정하는 미국 특허법 171조에 나온다. 미국 특허법 171조는 ‘제조물품의 새롭고 독창적이며 장식적인 디자인(any new, original and ornamental design for an article of manufacture)’에 대해 특허권을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장식적(ornamental)’이란 부분과 ‘제조물품성(article of manufacture)’이다. 원래 미국 특허법에는 ‘유용한(useful)’ 디자인에 대해 특허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미국 의회가 1902년 ‘장식적’이란 용어로 대체했다.

삼성 측 캐서린 설리번 변호사가 대법원 공판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씨넷)

■ 제조물품성은 스마트폰 전체일까, 일부 기능일까

두 용어 중 제조물품성이 더 중요한 이유는 사실상 배상금 산정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은 스마트폰 전체를 하나의 ‘제조물품성’으로 보는 것에 반대한다. ‘둥근 모서리’ 같은 특허는 일부 모양에만 적용되는 것이란 입장이다. 애플은 삼성과 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대법관들이 폭스바겐의 대표 자동차 모델인 비틀을 거론한 것도 그 때문이다. 비틀의 디자인 특허가 미치는 제조물품성이 어디까지냐에 따라 배상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은 이 공방에서 삼성 쪽 의견을 지지했다. 알리토 대법관은 “폭스바겐 비틀 디자인이 중요하긴 하지만 가격이 10배 더 비싸거나 휘발유 1갤런 당 2마일 정도만 주행할 경우엔 지금처럼 많이 팔리진 않을 것”이라면서 “제아무리 비틀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모양 때문에 구매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자동차는 주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일들을 수행한다”면서 “하지만 핵심 성공 요인은 디자인이다”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 간 디자인 특허 상고심이 열리고 있는 미국 대법원. (사진=미국 대법원)

폭스바겐 자동차와 함께 영화대본 관련 비유도 등장했다. 영화 대본의 특허를 침해했을 때 스타 배우나 감독이 벌어들인 이익까지 전부 배상액으로 산정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비유였다.

삼성 측 캐서린 설리번 변호인도 ‘제조물품성’ 해석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더버지에 따르면 설리번은 재판 시작 전 “전체 휴대폰에 특허 침해가 된 게 아니다. 좁은 범위 특허권 세 개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삼성 특허는 스마트폰 내부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애플은 삼성 휴대폰 이익 전체를 가져갈 순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애플 측은 디자인 혁신을 통해 독창성을 만들어냈다는 주장을 펼쳤다. 강력한 디자인 특허가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는 힘이란 주장도 덧붙였다.

■ 디자인 특허 기여범위는 어떻게 산정하나

상성 측 설리번 변호사는 이날 25분 간의 진술 때도 “일부 특허 침해 때 이익 전부를 배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 주장에 대해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그렇다면 디자인 특허의 가치를 어떻게 산정할 수 있겠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대해 삼성 측은 디자인 특허의 핵심 개념인 제조물품성은 크게 두 가지 요건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디자인 특허가 주장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 특허는 어떤 부분에 적용되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법원의 대법관 회의실. (사진=미국 대법원)

반면 이날 증언대에 오른 법무부 측은 네 가지 요소를 제안했다.

▲특허 청구 범위

▲디자인이 전체 제품 외양을 결정하는 정도

▲디자인이 전체 제품과 분리되는지 여부

▲다양한 부품들이 물리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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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애플 측 세스 왁스맨 변호사는 삼성이 하급심 재판 때는 디자인 특허가 전체 스마트폰이 아니라 기기 일부에만 적용된다는 주장을 한 적 없다고 맞섰다.

씨넷에 따르면 왁스맨은 “삼성은 배심원들에게 스마트폰 외에 어떤 제조물품성도 적시한 적 없다”면서 “따라서 삼성의 모든 증거는 스마트폰 전체 이익을 기반으로 산정된 것들이다”고 반박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